"새벽 기차 타고 천안서 왔어요"…일산 뒤집은 행사 뭐길래 [현장+]
IP로 단독 행사 여는 호요버스
서브컬처 게임 포폴로 '신뢰'얻어
지스타 참여 대신 단독 행사 선택

"새벽 여섯 시 반 기차 타고 천안에서 일산까지 왔어요."
이모 씨(17)와 염모 씨(17)는 지난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호요버스의 단독 오프라인 행사 '호요랜드2025'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학교 재량휴업일에 맞춰 아침 일찍 행사장을 찾은 것. 염 씨는 "아침 8시 40분에 킨텍스에 도착해 11시30분에 행사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며 "코스어(코스프레 하는 사람)도 많고 온 게 보람 있다"고 말했다.
행사장은 입구에서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방문객들은 우산을 쓴 채 바깥에서부터 차례대로 입장을 기다렸다. 호요버스 측은 안전을 위해 10시, 11시, 12시 시간대별로 인원을 나눠 입장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의 평균 입장 시간은 30분이었다.

호요버스는 팬층이 두터운 서브컬처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원신 △붕괴: 스타레일(붕스) △젠레스 존 제로(젠존제)가 대표적이다. 호요랜드는 위 게임을 포함해 '붕괴3rd', '미해결사건부' 등 호요버스의 대표 게임 5종을 선보이는 복합 문화 행사다. 올해 준비된 사전예약 티켓 총 3만2000장은 행사 시작 전부터 매진됐다.
호요버스 팬덤의 열기는 행사장에서도 이어졌다. 각 게임의 체험존은 기본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특히 붕스 게임 캐릭터의 포토카드를 뽑을 수 있는 체험존은 3시간 이상 웨이팅해야 하는 줄이 세워졌다. 뽑기 1회당 2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 체험이었지만 줄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원신 포토카드 뽑기 체험존은 굿즈가 소진돼 이미 마감된 상태였다.

포토카드는 팬심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였다. 팬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000 얼마에 구합니다! 교환도 가능합니다!"를 외치면서 카드를 서로 교환했다. 원씨(18)는 "영웅(게임 속 캐릭터)이 총 12명인데 이를 다 모으는 게 오늘 목표"라고 말했다.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휴가를 내고 행사장을 찾았다. 원씨(32)는 원신, 붕스, 젠존제를 게임 출시 때부터 지금까지 해온 헤비유저다. 원씨는 "지난해 열린 호요랜드 때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호요버스 게임 팬덤들 한 IP가 아닌 여러 IP를 동시에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다. 호요버스가 서브컬처 게임 IP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쌓아 게임 이용자에게 '신뢰'를 얻은 것이다. 김종원 씨(22)는 "처음엔 붕스와 원신을 플레이하다가 지금은 붕스와 젠존제를 하고 있다"며 "호요버스가 만든 거면 믿을 만 하다는 생각도 있다. 특히 각 게임이 평행세계 느낌이 있어 넘어가는 데 부담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호요버스가 단독으로 일산 킨텍스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열 수 있었던 이유다.
호요버스는 지난해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호요랜드를 개최해 왔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 참여하는 대신 자체 게임 축제를 연 것이다. 지난해 열린 호요랜드에는 총 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호요버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는다.

호요랜드2025는 전날부터 이날(12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각 당일마다 준비된 한정 굿즈는 오픈런을 해도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다. 장씨(32)는 "A조로 10시에 입장했는데도 한정 굿즈를 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196종의 굿즈 중 55종이 매진됐다.
호요버스는 호요랜드를 정규 연례 행사로 만들 방침이다. 호요버스 관계자는 "게임 타이틀이 5개 정도 되기 때문에 따로 게임 전시회에서 부스를 마련하기보다 행사를 따로 여는 것이 팬분들을 만나기 더 좋다고 판단했다"며 "호요랜드는 5개의 게임 이용자가 한자리에 모여 세계관을 직접 체험하는 몰입형 축제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지속적으로 팬 경험을 제공하는 게 경쟁력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양=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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