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 수사” 숨진 양평군 간부 공무원 메모에 특검비판 목소리 커져

황선주 기자 2025. 10. 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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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 간부 공무원이 김건희 특검팀의 강압수사를 주장하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한 메모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과 공직사회에서 특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일 특검 수사를 받은 양평군 A면장(57)이 지난 10일 오전 11시14분께 자택인 양평읍 아파트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경기일보 10일자 인터넷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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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는 초상집 분위기”…지역사회선 ‘애도’ 목소리
특검 “강압수사 없었다”했지만 지역선 “죽을 이유 없던 공무원”
양평군 모 면사무소 인근에 추모 현수막이 걸려 있다. 황선주기자


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 간부 공무원이 김건희 특검팀의 강압수사를 주장하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한 메모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과 공직사회에서 특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일 특검 수사를 받은 양평군 A면장(57)이 지난 10일 오전 11시14분께 자택인 양평읍 아파트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경기일보 10일자 인터넷판)됐다.

이후 이날 오후 유족들은 A면장이 작성한 것이라며 강압 수사와 이로 인한 괴로움 등을 호소하는 내용의 A4용지 1장 분량의 메모장을 공개했다. 작성일자가 3일로 돼 있는 메모에서 A면장은 “진실을 말해도 거짓이라 몰아 붙이고, ‘기억이 없다’고 답해도 다그치며, 끝내 없는 진술까지 만들어냈다. 계속되는 (특검 측의)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고 적었다.

또한 “특검 처음 조사 받는 날은 너무 힘들고 지친다. 세상을 등지고 싶다. 수사관의 무시하는 말투와 강압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했다”, “‘군수(郡守) 지시는 별도로 없었다’고 해도 계속 추궁하며 진술을 요구하는 강압에 기억에도 없는 대답을 했다. 바보인가 보다” 등 강압 수사를 주장하며 자괴감에 휩싸인 자조 섞인 한탄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의 글이 공개된 이후 공직사회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특검의 무리한 수사로 선량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어 “메모에 나온 수사관들을 즉각 수사에서 배제하고, 감찰을 해야 한다. 특검팀에 대한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직자 B씨는 “A면장의 비보를 듣고 그 분의 선한 눈망울이 떠올라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일은 또 다른 공직자, 또 다른 국민이 희생자가 될 수 있다. 군청 분위기는 거의 초상집 수준”이라고 말했다.

단월면 주민 C씨(50대)는 “물 맑고 공기 좋은 양평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공흥리 아파트 관련 의혹 등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는데 급기야 선량한 면장이 죽기까지 했다”며 울먹였다.

숨진 A면장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A면장은 김건희 여사 모친인 최은순 씨의 가족회사인 ‘ESI&D’가 2011~2016년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면장은 2016년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면장 사망과 관련해 특검팀은 지난 10일 “조사는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도 않았고,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 조사를 마친 후 담당 경찰관이 A씨(면장)를 건물 바깥까지 배웅하며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했다”며 “건물외부 폐쇄회로(CC)TV에 잡힌 A씨의 귀가 장면을 보면 강압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간접적 정황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공흥지구 의혹과 관련해 특검수사 개시 이전인 2023년 6월 사업 준공 기한을 임의로 늘린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군청 공무원 3명을 기소했으며 1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황선주 기자 h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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