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얼굴에 비늘이?”…노란색 막에 덮여 태어난 신생아, 왜?

정은지 2025. 10. 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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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 ‘노란 피부막’에 싸인 아기…의사들도 놀란 희귀 질환 ‘선천성 어류비늘증’
출생 시 노란 막에 덮인 채 태어난 아이, 전 세계 30만 명 중 단 한 명꼴로 나타나는 희귀질환 '선천성 어류비늘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고펀드미

출생 시 노란 막에 덮인 채 태어난 아이, 전 세계 30만 명 중 단 한 명꼴로 나타나는 희귀질환 '선천성 어류비늘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 등에 따르면 셰필드에 거주하는 리애나 벤틀리(35세)는 임신 중 아기의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불안해 했다. 진료를 받을 때마다 의료진은 정상이라 안심시켰지만, 넉 달이 지나도록 배 속의 아기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2019년 6월, 32주차 조산으로 태어난 아기 케이든은 출산실을 순식간에 정적에 빠뜨렸다. 아기는 전신이 두꺼운 노란색 막으로 덮여 있었고, 눈꺼풀은 뒤집힌 채였다. 리애나는 그 순간을 "마치 노란색 왁스에 갇힌 움파룸파(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피부색이 주황빛인 캐릭터들)같았다"고 표현했다.

의료진은 즉시 신생아를 격리해 집중치료실로 옮겼다. 검사 결과 케이든은 '선천성 어류비늘증(Congenital Ichthyosis, CIE)' 으로 진단받았다. 태어날 때부터 각질 형성 과정에 유전적 결함이 있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벗겨지는 희귀 질환이다.

아기 케이든은 '콜로디온 막(collodion membrane)' 에 싸인 상태로 태어난 것이다. 투명하거나 노란빛을 띤 왁스 같은 막이 전신을 덮는 형태로, 피부가 마치 코팅된 듯 딱딱하게 굳는다. 이 막은 수일~수주 내에 갈라져 벗겨지지만, 이후에는 극심한 염증과 홍반이 나타난다.

'피부에 갇혀 태어난 아기'···감염이 곧 생명의 위협

케이든의 병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태어난 직후 습도와 온도가 조절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했다. 피부 장벽이 거의 기능하지 않아 체온 유지와 수분 손실이 어렵고, 외부 세균에 노출될 경우 감염 위험이 치명적으로 높았다.

리애나는 "태어난 지 2주가 지나서야 처음으로 아기를 안아볼 수 있었고, 그때도 반드시 장갑을 껴야 했다"며 "피부가 너무 약해 입맞춤조차 감염 위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고된 간호는 계속됐다. 케이든은 두 시간마다 전신에 보습제를 발라야 했고, 45분간의 목욕과 처방약 투여가 하루 일정이었다. "그의 피부는 늘 붉고 건조했으며, 각질이 벗겨질 때마다 울음을 터뜨렸다"고 리애나는 회상했다.

생후 4개월 무렵, 케이든은 수막염에 걸려 생사의 기로에 섰다. 리애나는 "정맥주사를 놓은 뒤에도 피부가 너무 빨리 재생돼 주사 부위를 덮어버렸다"며 "의료진조차 약물이 몸에 흡수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는 위기를 극복했지만, 의료진은 감염 하나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루 24시간이 치료…끊임없는 각질 탈락과 통증

케이든은 귀와 눈 주변의 각질이 빠르게 자라 시력과 청력에 영향을 받았으며, 손가락 지문도 존재하지 않는다. 리애나는 "감기만 걸려도 양파 껍질처럼 다섯 겹의 피부가 한꺼번에 벗겨진다"고 했다.

현재 케이든의 집은 항상 20℃로 유지되는 일정한 온도 환경 속에 관리되고 있다. 그는 외출 시 온도 변화나 미세 감염에 노출될 수 없어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한다.

현재 6세가 된 케이든은 여전히 매일 수시간의 피부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밝은 아이로 자랐다.

리애나는 아들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나노 버블 머신' 을 구입하기 위해 고펀드미에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이 장치는 초미세 기포를 통해 물보다 깊게 침투하여 각질 제거와 보습을 돕고, 목욕 시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리애나는 이후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또다시 큰 불안을 겪었다. 선천성 어류비늘증은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 으로, 부모 모두에게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을 경우 자녀가 25~50% 확률로 질환을 갖는다. 다행히 2021년 쌍둥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피부가 비늘처럼 갈라지는 병…'선천성 어류비늘증'이란?

선천성 어류비늘증은 태어날 때부터 피부의 각질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벗겨지지 않아 피부가 비늘처럼 갈라지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정상적인 피부는 일정 주기로 각질이 생성되고 떨어지지만, 이 질환에서는 각질이 쌓이면서 피부가 건조하고 딱딱해진다.

대부분 TGM1, ALOX12B, ABCA12 같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며,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상염색체 열성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 명 중 1명꼴로 나타나며, 심한 경우 신생아가 전신이 두꺼운 막에 덮인 '콜로디온 베이비(collodion baby)' 형태로 태어나기도 한다. 이 막은 피부 장벽 기능을 떨어뜨려 체온 유지와 수분 조절이 어렵고, 감염 위험이 높다.

완치 방법은 없으며, 지속적인 보습과 각질 제거, 감염 관리가 치료의 핵심이다. 하루 여러 차례 크림이나 오일을 발라 수분 손실을 막고, 습도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상태가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레티노이드제나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지만, 꾸준한 관리와 보호로 대부분의 환자가 성장할 수 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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