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도 ‘두 손’… “공장 짓고 약값 내린다”

영국계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화이자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값을 내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의 약값 인하 합의를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날 “아스트라제네카가 앞으로 모든 처방약을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에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최혜국대우 가격은 제약사가 미국 외의 선진국에 적용하는 가격 중 최저 가격을 의미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또한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출시하는 모든 의약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앞으로 5년간 미국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대신 그 대가로 3년간 의약품 관세를 면제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개최한 브리핑에서 화이자가 앞으로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신약을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약값 내리고 6조 투자하는 아스트라제네카
아스트라제네카가 500억달러 투자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7월에 이미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강해지자 미국에서 의약품 제조 및 R&D(연구·개발)를 위해 2030년까지 5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단 아스트라제네카는 버지니아주 제조 시설에 대한 투자를 45억달러(약 6조4000억원)로 늘려 3600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버지니아에 신약 제조 시설을 짓고, 메릴랜드·매사추세츠·캘리포니아·인디애나·텍사스에서 R&D 및 제조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설에선 GLP-1 등 비만, 대사 원료의약품을 제조하게 된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같은 항암제도 제조하도록 범위를 확장했다. 4~5년 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 파스칼 소리오트 CEO는 “아스트라제네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45억달러를 버지니아에 투자함으로써 최첨단 제조 시설을 건설한다”며 “이 시설은 수천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국가 안보와 보건주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화이자도 미국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700억달러(약 98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는 또한 미국에 출시하는 신약을 최혜국대우 가격(MFN)에 판매하기로 미국 정부와 약가 인하 합의하면서, 의약품 관세 3년 유예 약속을 받았다.
◇빅파마 잇따라 트럼프에 ‘두 손’
두 회사 이외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은 계속해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비해 미국 제조시설 건설 및 확충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잇따라 밝힌 상태다. 여기에 이어 약가 인하도 밝혀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일라이 릴리가 지난 달 버지니아주 구치랜드 카운티에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 규모의 제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상태다. 올 초 발표한 제조 공장 4곳 건설 계획의 첫 구체화된 발표다. 향후 5년 내 완공 예정인 이 시설은 과학자, 기술자를 포함해 버지니아에 65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는 지난 4월 미국 내 제조 및 연구·개발 시설을 확장하기 위해 5년간 230억달러(약 32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스위스계 제약사 로슈도 향후 5년간 미국에 500억달러(약 7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지난 4월 밝혔었다. 미국 MSD는 미국 내 백신 생산 역량을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할 것을 발표했다. 존슨앤드존슨은 미국 내 제조를 위해 5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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