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인프라·인재 강점 있지만 GPT·라마 견줄 모델 개발은 과제”

김용수 시사저널e. 기자 2025. 10. 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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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찰리 다이 포레스터 아시아태평양권역(APAC) 총괄 부사장
“MS·구글 클라우드 의존은 문제…한국도 소버린 클라우드 플랫폼 갖춰야”

(시사저널=김용수 시사저널e. 기자)

1983년 설립된 세계 3대 리서치 회사 포레스터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총 27개국 41개 도시에 글로벌 오피스를 두고 있다.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 중 절반이 넘는 61%가 포레스터 고객이다. 작년 기준 매출은 4억3300만 달러(약 6081억원)이며, 고객사는 3000개에 달한다.

이곳에서 AI 및 클라우드 아시아태평양권역(APAC) 총괄 수석애널리스트를 맡고 있는 찰리 다이 부사장을 9월29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만났다. 중국 칭화대에서 자동화 학사, 패턴 인식 및 지능형 시스템 석사,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다이 부사장은 포레스터에서 생성형 AI, 제너레이티브 AI, AI 네이티브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등 AI 분야별 글로벌 연구를 이끌고 있다.

다이 부사장은 한국이 APAC 국가 중 가장 먼저 'AI 기본법'을 제정해 포괄적인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마련한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은 인프라와 인재에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GPT나 LLaMA 같은 글로벌 파운데이션 모델에 견줄 만한 경쟁력 있는 로컬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다이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9월29일 찰리 다이 포레스터 AI APAC 총괄 수석애널리스트 겸 부사장이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시사저널e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 김용수 기자

포레스터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포레스터에서 약 14년간 근무해 왔다. 현재는 홍콩 사무소에서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RAG 에이전트, 클라우드 네이티브, 최신 데이터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리서치를 이끌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지니는 강점은.

"글로벌 흐름으로 보면 AI는 판별적인 모델에서 생성형 모델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작은 모델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집해 학습시키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대규모 기초 모델을 사전학습(pre-training)한 뒤 기업들이 이를 미세조정(fine-tuning)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두 번째 글로벌 흐름은 배포다. 과거에는 온프레미스 환경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멀티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형태로 확장됐다. 자율성도 특징이다. 과거엔 규칙을 정하고 지시한 대로만 AI가 움직였다면, 지금은 더욱 에이전틱(agentic)한 AI로 발전하고 있다. 즉 자율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을 기반으로 혁신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라는 맥락 아래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트렌드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디지털 주권'을 추구하는 흐름과 맞닿아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 속에서 미국 외의 모든 국가와 지역은 보안, 프라이버시, 기술 자립성을 바탕으로 자국의 혁신을 어떻게 보장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 결과 반도체, 메모리,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같은 AI 인프라와 풀스택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분야, 언어 모델 역량, 그리고 기술을 비즈니스 혁신에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혁신 문화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APAC 국가 중 가장 먼저 'AI 기본법'과 같은 포괄적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마련한 점도 돋보인다."

"한국, 주권형 클라우드에 투자해야"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한국 AI 정책의 한계는.

"한국은 인프라와 인재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 하지만 GPT나 LLaMA 같은 글로벌 파운데이션 모델에 견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로컬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다. 또 다른 위험은 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 같은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에 대한 의존이다. 아직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에 대해선 준비된 부분이 적어 보인다. 글로벌 클라우드에 의존할 때 자주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네이버, KT, 삼성 등 기업이 과거에 인프라에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소버린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은 하이브리드, 풀스택 AI 지원이 가능한 주권형 클라우드에 투자해야 한다. 아울러 정책적인 부분에선 포지티브 규제 같은 '리스크 기반 거버넌스'는 실험과 빠른 혁신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그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있어 도전 과제다."

규제가 AI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AI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려면 정책적으로 어떤 균형이 필요한가.

"우리가 흔히 최소 실행 제품(MVP)을 말하듯이, '최소 실행 가능한 주권(MVS)' 개념을 제안한다. 첫 번째 단계는 정부, 기업, 시민 간, 그리고 지역 간 대화를 통해 주권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합의를 형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올바른 거버넌스와 함께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주권형 AI'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보안이다. 데이터 보안, 암호화, 프롬프트 주입 및 디도스 공격으로부터의 모델 보안, 그리고 적절한 신원 및 접근 관리가 핵심이다."

APAC 국가 중 AI 에이전트 도입 및 활용이 가장 잘되고 있다고 평가할 만한 국가는 어디인가.

"APAC 지역은 '실용주의'가 문화적 강점이다. 유럽이 보통 거버넌스를 먼저 고려하는 반면, 아시아 국가는 먼저 실험과 혁신을 하고, 이후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은 칩과 모델을 포함한 풀스택 기술 개발에 집중해 발전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은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한국은 혁신 문화와 인프라를 강조한다. 일본은 사전에 명확한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택한다는 것에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도 AI산업이 성장하면서 지식재산권(IP), 저작권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향후 이 문제는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나.

"IP 전문가는 아니지만, AI에서의 IP 문제는 보안과 유사하다. 모두가 말하지만, 실제로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우선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창작성을 정의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둘째, 디지털 워터마킹, 블록체인 기반 추적성 같은 기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AI IP 법안 같은 입법도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정부, 기업, 커뮤니티 간 협력이 이뤄져야 혁신을 보장하면서도 IP를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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