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X산업 교차로, 옌청]③ 기아 공장 가보니, 수백대 로봇이 50초마다 생산
기아 옌청 생산기지, 2024년 가동 시작
프레스는 4초에 한개, 용접은 100% 자동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처음으로 구체적인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중국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녹색 전환 가속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조선비즈는 중국의 생태문명 사상 아래 ‘환경 보호’와 ‘산업 발전’의 상생을 실현하고 있는 도시, 장쑤성 옌청을 방문해 이곳 생태 복원과 산업 발전 현장을 톺아본다.[편집자주]
지난달 24일 오후 4시쯤(현지시각) 중국 장쑤(江苏)성 옌청(盐城)의 기아 공장에 들어서니 ‘세계 일류의 프레스 모델 공장(世界一流的冲压MODEL工厂)’이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이를 증명하듯, 대형 프레스 기계 두 대가 웅장한 소음을 내며 쉼 없이 대형 철판을 찍어내고 있었다. 기계는 차량 지붕과 바닥, 보닛, 문짝 등을 4초에 한 개씩, 한 시간에 1800개를 찍어낸다. 프레스 기계와 연결된 컨베이어 벨트 위로 막 찍어낸 부품들이 줄지어 나왔고, 컨베이어벨트 맨 끝에 선 다섯 명의 작업자가 불량 여부를 확인한 뒤 부품을 랙에 쌓아올렸다.
용접 라인에 이르자, 작업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통행로 양옆으로 거대한 노란색 로봇팔들이 팀을 이뤄 뜨거운 불꽃을 뿜어냈다. 문이 열리고 차량 패널이 레일을 타고 생산라인에 들어선 뒤 일렬로 늘어선 로봇팔 앞에 다다르자, 4~5대의 로봇팔이 일사분란하게 각자의 역할을 했다. 작업을 마친 로봇팔이 차렷 자세로 서면 다시 레일이 움직여 패널을 다음 로봇팔에게로 옮겼다.
현장 관계자는 “용접라인에 도입된 로봇만 800대 이상이다. 작업은 100% 로봇이 수행한다”며 “과거 수동 용접 방식에서는 시간당 18대만 생산 가능했지만, 자동화 시스템 도입 이후 생산량은 시간당 71대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용접이 끝난 패널은 천장 플랫폼을 타고 조립 라인으로 보내졌다. 기아의 조립라인은 중국에서 가장 유연한 첨단 조립 라인으로, 동시에 8종의 다른 모델을 조립할 수 있다. 모든 부품을 최종 조립하는 일반 조립 라인에 이르자 드디어 작업자를 볼 수 있었다. 이 작업자들은 로봇이 하기 어려운 정밀 조립을 담당한다. 로봇의 도움을 받아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기아의 중국 생산 거점인 옌청3공장은 중국 둥펑(东风), 위에다(悦达)와의 공동 투자로 설립됐다. 다만 2022년 4월 둥펑과 결별해 현재 사명은 ‘위에다기아’다. 3공장은 중국에 지어진 세 번째 공장으로, 작년에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45만대를 생산하는 그룹 내 최대 규모의 단일 생산 공장이다. K3, K5 등 내연기관차를 주로 생산하고, 전기차는 전용 라인을 갖춘 2공장에서 생산한다.

◇韓 기업 산업단지 입주… SK, 현대 등도 투자
기아 공장은 중한옌청산업단지의 핵심 시설이다. 중한옌청산업단지는 중국 국무원이 공식 비준한 최초의 한·중 국가급 산업단지로, 자동차·신에너지·전자정보 산업이 3대 축이다. 기아뿐만 아니라 SK온, 현대모비스 등 기업 1000곳 안팎이 입주해 있다. 누적 투자액은 130억달러(약 18조원)가 넘는다.
옌청은 국제공항뿐만 아니라 한국과 항로가 연결된 항만이 있고, 주요 도시까지 빠르게 다다를 수 있는 고속철도가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1선 도시인 상하이와 인접해 있으면서도 토지 비용이나 임대료,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기업 운영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옌청은 중국 동부 장삼각 지역에서 한국 기업 밀집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거주하는 한국인 수는 2000명에 달한다. 옌청 국제공항에서부터 시내까지, 곳곳엔 한국어 안내가 붙어있다. 중문 표기 아래 영문 없이 한글만 써 있는 경우도 보였다.
옌청시뿐만 아니라 장쑤성 차원에서도 산업단지 운영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며 행정 절차, 사업 승인 등 방면에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도 이곳에서 먼저 시범 적용되며, 산업단지 발전을 위한 우대정책도 지속적으로 제정하며, 관련 펀드도 조성해 자금 조달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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