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엠바고야”···모텔 ‘셀프감금’ 30대 男에 빗발친 전화 [조선피싱실록]

불안에 휩싸인 A씨는 모텔에 도착한 후 C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부터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 시작됐다. A씨가 보유한 계좌를 모두 물었고, 새 휴대폰에 애플리케이션을 깔라고 했다. 해당 앱은 수·발신 번호를 조작하고, 통화·메시지 내역을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명령은 텔레그램으로 왔다. ‘사이버수사대’라는 대화창이 생성됐고 담당자 D씨는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저녁 식사조차도 하지 말라고 했다. 허기로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로 추정된다. D씨는 이번엔 피해자 자산을 검수하는 곳이 금감원인데, 여기서 ‘출입 허가서’를 기각시켰다며 A씨가 직접 담당자와 통화해 서류를 재발급 받으라고 했다.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E씨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오OO 과장이라고 했다. 금감원 직급엔 과장이 없다. E씨는 재발급까지 1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때까지 보호 관찰 상태로 대기하라고 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사이버수사대(1301 검찰 대표번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D씨는 "A씨가 엠바고 준수를 하지 않으면 그 즉시 구치소에 수감된다"며 "실제 다른 피조사자들 역시 수사가 진행되면서 구속되고 있다"고 했다.
검사 C씨에게 또 연락이 왔다. 금감원에서 빨리 출입 허가서를 받아오라고 독촉했다. A씨는 황급히 E씨에게 연락했으나 되레 담당 검사로부터 ‘수사 연장 허가서’, ‘신원보증서’를 발급받아 내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이 사실을 C씨에게 말하자 “구속 수사를 받고 싶나”, “구속되면 직장도 잃고 지인 얼굴도 못 본다” 등의 말로 겁박했다. 이후 금감원에서 피해자 입증서류라고 발급받아 오라고 했다. A씨는 여러 사람과 말을 주고받으나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었다.
다시 E씨에게 연락을 하니 계좌추적 서류, 자산보호 신청서, 2·3차 피해방지목적 금융권 조회, 국가안전코드를 알려주고 작성 방법 관련 교육 자료를 보내줬다. A씨 자산은 금감원 전산을 통해 안정하게 보관 중이라고 속이며 돈이 은행에서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엠바고 수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체되는 돈은 국가안전코드가 부여돼 있기 때문에 수사 종료 후 모두 돌려줄 것이라고도 했다.
송금이 끝나자 검사 C씨는 A씨 명의 신규 범죄계좌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발견됐다고 하면서 구속수사를 피하게 해줬는데 이게 뭐냐고 하면서 윽박질렀다. E씨도 연락이 와서 편의를 봐줬는데 이럴 수 있냐고 소리를 질렀다. ‘공탁’을 해야만 구속을 면할 수 있다고 했다. A씨는 비대면 대출을 받고 주택청약 계좌를 해지해 만든 돈까지 모두 보냈다. 앞서 보낸 돈까지 총 1억원이 날아갔다. E씨는 자금 세탁에 소요되는 시간을 벌기 위해 공탁이 법원에서 기각되고 있으니 모텔에서 더 기다리라고 했다. 시간이 좀 더 지난 뒤 B, C, D, E씨 그 누구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공공기관은 현금 전달, 계좌 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어떤 명분을 거론해도 이 같은 얘기가 나오면 그대로 전화를 끊으면 된다. 특급수사, 국가안전계좌 등 생소한 단어를 쓰거나 휴대폰을 개통하라는 명령을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자가 격리를 지시한다면 명백한 보이스피싱이다. 사칭범 이름이나 그가 전송한 서류가 의심스럽다면 카카오톡 ‘대검찰청 찐센터’로 연락해 확인하면 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원일기 일용이 박은수 "최불암 선배 건강 안 좋다"
- "1년째 잠자리 거부"…남편의 충격적인 진짜 이유
- 빌라 지하서 발견된 젊은 여성 시신…"범인 여자 가능성"
- 장윤정 母 "딸 이혼했을 때 가장 속상"
- '윤정수♥' 원진서 "아들 낳으려면 아내 만족시켜야 된다던데"
- "하루 수익 5천만원이었는데" '마빡이' 김대범, 전재산 탕진에 공황장애
- 결혼 5개월차 김종국, 이혼 지식 빠삭…"준비하나보다"
- 이순실 "3살 딸 눈앞서 인신매매 당해…18만원에 팔려가"
- "복근 운동하다 절정 느꼈다?"..20대女 뜻밖의 고백, 무슨 일 [헬스톡]
- "北 기쁨조, 매년 25명 선발한다…지도자 접대 목적" 탈북 유튜버 증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