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MBN이 준비한 자살 예방 기획입니다. 이번엔 우리나라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은 데도 자살률이 훨씬 낮은 대만의 사례를 살펴봅니다. 특히 자살 재시도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는 대만의 지혜를 한범수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한범수 / 기자 - "지난해 대만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17.4명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눈에 띄게 비교됩니다. 대만 당국이 자살 시도자가 또다시 자살을 선택하지 못하게 관리한 덕분입니다."
타이베이 시내의 한 노후 빌딩입니다.
지난 3월, 여성 한 명이 이 주변에서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구급대원이 출동했고, 응급실로 옮겨져 외상 치료가 이뤄졌습니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자살 사건이 터졌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음부터 차이가 큽니다.
한국에선 외상 치료를 마치면 퇴원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대만은 정신과 의사가 달라붙어 고위험군 환자를 관리하는 게 상식이나 다름없습니다.
감정이 가장 고조된 순간을 내버려두지 않고, 상담 치료로 이어가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천잉예 / 타이베이시립병원 정신과 의사 - "자살 시도자들은 고통 속에 빠져 있어요. 그러니 자살을 선택했겠죠. 자살률을 낮추려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그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상담을 해야 합니다."
자살 재시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법원의 동의를 얻어 강제 입원 치료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자살 시도자가 병원에서 나온 이후에도 관심을 거두지 않습니다.
대만에선 사건을 인지한 구급대원이나 경찰관, 의사, 목격자는 24시간 안에 대만 위생복리부에 보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정보를 취합한 위생복리부는 지자체 자살예방센터에 누가, 어떻게,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 상세히 공유합니다.
그러면 센터 직원들이 자살 시도자의 의향과 상관없이 3개월 동안 집중 관리에 나서고, 그 이후에도 돌봄 대상으로 분류해 자살 재시도를 막습니다.
▶ 인터뷰 : 위자전 / 타이베이시 자살예방센터 팀장 - "저희의 지원 덕분에 삶에 여전히 희망이 있고, 앞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한 분도 있었습니다."
한국도 경찰이나 소방 당국이 자살예방센터에 사건을 통보하지만, 자살 시도자 본인이 거절하면 추가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관련 정보도 한 달이 지나면 폐기됩니다.
▶ 스탠딩 : 한범수 / 기자 - "OECD 국가 중 자살자 수가 가장 많다는 오명을 떨쳐내려면, 대만에서처럼 자살 시도자에 대한 선제적인 개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한범수입니다. [han.beomsoo@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김지예, 박경희, 백미희
※ 자살예방을 위한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