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순연이 가른 2차전 승패? ‘불펜 총력전’ SSG 웃고 ‘후라도 깜짝 기용’ 삼성 울었다


[문학(인천)=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SSG가 반격의 첫 승을 거뒀다.
SSG 랜더스는 10월 1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SSG는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차전 패배 충격에서 벗어난 SSG는 시리즈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얻은 것이 많은 승리였다. 또 전날 우천취소를 기회로 제대로 활용한 승리기도 했다.
이틀 전 1차전에서 화이트를 내세우고 패한 SSG는 한 경기만 더 패하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이었다. 에이스 앤더슨이 장염 증세로 등판하지 못하는 가운데 올시즌 좋지 못했던 김광현은 베테랑이지만 불안했다. 결국 이숭용 감독은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였던 좌완 영건 김건우를 선발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한 경기에서 김건우가 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김건우는 1,2회 삼성의 첫 6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인천을 뜨겁게 달궜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로 경기 개시 6타자 연속 탈삼진을 달성했고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타자 연속 탈삼진 신기록도 썼다.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던 김건우는 4회초 흔들렸고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상대 타선을 처음 만난 상황에서는 위력이 있었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돌자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SSG 벤치는 빠르게 판단을 내렸고 4회초부터 필승조를 투입했다.
SSG는 필승조인 '노이조(노경은 이로운 조병현) 트리오' 중 한 명인 이로운을 4회에 투입했다. 이로운은 정규시즌보다 제구가 흔들렸지만 5회 2사까지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5회 2사에서 현역 최고령급 투수중 하나인 노경은이 등판했다. 노경은은 7회까지 무려 2.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84년생 노장의 투혼이었다.
타선에서는 1차전 2점포로 유일한 타점을 올린 타자였던 고명준이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며 타격감을 이어갔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첫 출전한 2002년생 고명준은 SSG 타선의 미래인 선수. 포스트시즌 데뷔 2경기 연속포로 자신을 향한 기대감에 완벽히 부응했다.
'이적생' 김성욱도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1차전에서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2차전에서 팀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적 후 부상과 부진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김성욱은 SSG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끝내기포를 쏘아올리며 '가을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남은 가을에도 팀에 큰 전력이 될 전망이다.
아쉬움도 남았다. 믿었던 마무리 투수 조병현이 9회초 흔들리며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 조병현은 사사구 2개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블론세이브까지 범했다. 단기전에서 마무리 불안은 팀 입장에서 가장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전날 내린 비가 결국 승패를 갈랐다. SSG에는 득이, 삼성에는 독이 됐다.
SSG는 1차전 선발 화이트가 2이닝만에 강판된 후 7명의 불펜을 투입했다. 많은 공을 던진 투수는 없었지만 김민, 박시후, 문승원, 이로운, 전영준, 노경은, 조병현까지 사실상 가용한 불펜을 모두 투입한 SSG였다.
만약 경기가 그대로 10일에 진행됐다면 대부분의 불펜이 연투에 나서는 만큼 특정 선수에게 긴 이닝을 맡기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이날 2.1이닝을 책임지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노장 노경은도 만약 이틀 연속 투구를 하는 상황이었다면 마운드에서 그렇게 긴 이닝을 소화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SSG는 1차전에서 비록 패했지만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회복했고 하루 휴식으로 체력을 다시 충전한 뒤 이날 불펜 총력전을 펼칠 수 있었다. 4회부터 필승조를 투입해 멀티이닝을 맡길 수 있었던 것은 비 덕분이었다.
반면 삼성은 결과적으로 우천취소가 오히려 독이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등판했던 후라도는 이날은 등판이 가능했지만 2차전이 만약 전날 열렸다면 등판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시리즈 1차전에서 부진한 김태훈을 다시 기용하기 어려웠던 삼성은 마무리 김재윤을 7회 위기에 기용하고 9회 후라도를 등판시키는 것을 선택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최악의 결과를 받아든 삼성이다. 김성욱에게 불의의 끝내기 솔로포를 얻어맞아 2차전을 내준 것 뿐만 아니라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인 후라도를 3차전에 기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후라도를 소진하고 패한 삼성은 3차전 선발을 원태인, 4차전 선발을 후라도로 교체했다.
원태인도 충분히 중요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지만 올해 후라도에 비해 무게감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썼던 후라도는 이날도 패전투수가 되며 포스트시즌 2경기 2패라는 좋지 않은 흐름을 타게 됐다.(사진=위부터 김성욱, 노경은)
뉴스엔 안형준 markaj@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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