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3대 쇼핑 방지법’… ‘공정’을 말하지만, ‘감정’ 건드렸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0. 11. 16: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이 '중국인 3대 쇼핑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이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건강보험·선거·부동산'을 하나로 묶은 이 법안은 공정을 외쳤지만, 그 안에는 불안과 감정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결국 이 법안의 본질은 '공정'이 아니라 '감정의 설득력'입니다.

'3대 쇼핑 방지법'이 남긴 건 법이 아니라, 감정을 제도화하려는 위험한 습관입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은혜 “공정 회복해야”... 김민수 “역차별 바로잡자”
백승아 “극우 정치의 언어”… 법 아닌 ‘정서’의 전쟁
김은헤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본인 페이스북)


국민의힘이 ‘중국인 3대 쇼핑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이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건강보험·선거·부동산’을 하나로 묶은 이 법안은 공정을 외쳤지만, 그 안에는 불안과 감정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 “공정 회복” 내세운 국민의힘… 감정의 프레임부터 작동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전날(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우리 국민은 해외에서 건강보험 혜택도, 선거권도, 부동산 자유도 누리지 못하는데 외국인은 제도의 틈을 이용한다”며, “공정의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외국인의 건강보험 이용, 영주 외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 비거주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묶어 “국민 역차별”로 정의했습니다.
‘공정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 이 구호는 제도 논의보다 감정의 수용력을 먼저 겨냥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입법 근거가 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복지위와 국토위 등 상임위별로 이미 발의된 의료보험·부동산 관련 법안을 종합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본인 페이스북)


따지고 보면 새로운 입법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조항들을 감정의 언어로 다시 포장한 셈입니다.

■ “국민 역차별 바로잡자” vs “혐중 프레임이다”… 정치의 언어전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건 혐중이 아니라 자국민 역차별의 문제”라고 힘을 실었습니다.
“국민은 대출 규제에 막혀 집을 사기도 어려운데 외국인은 제약이 없다”며, “국민 세금으로 외국인이 의료 혜택을 받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인들이 우리 돈으로 대출받아 우리 땅을 사들이는 현실은 웃긴 일”이라면서,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까지 주는 건 국민 주권 침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민수 의원. (본인 페이스북)


정치권이 내세운 ‘국민 역차별’은 사실상 ‘감정의 대표권’을 두고 벌어진 언어전이었습니다.

하루 뒤 더불어민주당이 반격했습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건강보험, 선거권, 부동산 거래에서 중국인이 과도한 혜택을 받는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며, “극우 정서를 부추기기 위한 정치적 연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왼쪽), 논평 일부.


“지난해 중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9,369억 원을 납부하고 9,314억 원을 수급해 55억 원 흑자를 냈다”면서, “‘건보 무임승차론’은 괴담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외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은 3년 이상 합법 거주한 등록 외국인에게만 부여된다”며, “살지도 않는데 투표한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도의 논의는 사라지고, 감정만 남아

‘3대 쇼핑 방지법’이 던진 쟁점은 명확합니다.
첫째, 건강보험과 부동산, 선거 제도는 이미 각각의 규율체계 안에 존재한다는 점.
둘째, 그러나 정치권이 이를 ‘한 묶음’으로 만든 순간, 논의의 초점이 사실에서 감정으로 옮겨갔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 법안의 본질은 ‘공정’이 아니라 ‘감정의 설득력’입니다. 김은혜는 제도적인 균형을, 김민수는 국민의 분노를, 백승아는 사실의 근거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논의의 중심엔 법적 실효성이 아니라, ‘누가 더 국민 감정에 가까운가’가 자리 잡았습니다.

감정이 제도를 압도하는 순간, 정치의 기능은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공정은 법으로 설계돼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논의는 제도를 다루기보다, 감정을 자극해 공정을 흉내 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법이 통과되든 아니든, 이미 정치의 무게추는 ‘사실’이 아닌 ‘분위기’로 이동했습니다.

정치는 현실을 설득하는 기술이어야 하지만, 지금 국회는 감정을 설계하는 기술에 더 익숙해 보입니다.
‘3대 쇼핑 방지법’이 남긴 건 법이 아니라, 감정을 제도화하려는 위험한 습관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