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운 적 없는데 폐암?”…‘억울한’ 환자 25~30%, 원인과 대책은?

김영섭 2025. 10.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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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자 폐암 원인은…라돈(30~35%), 대기오염(20~25%), 조리 시 연기(10~15%), 유전적 요인(10~15%), 간접흡연(10~12%), 석면 등 직업적 노출(5~8%) 등/원인 별 대책 마련 시급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여성.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이 폐암에 걸리는 사례가 매우 많다. 비흡연자의 폐암 원인으로는 라돈, 대기오염, 주방 조리 시 연기, 유전적 요인, 간접흡연, 석면 등 직업적 노출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캐나다 캘거리의 40대 후반 여성 변호사 에미 보시오는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먹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다. 심한 기침 증상으로 어느 날 병원을 찾았고, 뜻밖에 폐암 진단을 받았다. 보시오는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MedicalXpress)와의 인터뷰에서 "흡연자도 아닌데 폐암이라니, 청천벽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폐암 원인을 알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캘거리대 환경의학 연구에 참여했다. 캘거리대 연구팀은 폐암 환자의 발톱 조각을 수집, 발톱 속 방사성 납(210Pb) 성분을 분석해 라돈 노출과 폐암 위험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흡연과 무관한 폐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외 통계에 따르면 전체 폐암 환자 가운데 약 70~75%는 흡연자, 약 25~30%는 비흡연자로 분류된다. 여성 폐암 환자의 경우 80% 이상이 비흡연자로 조사된 연구 결과도 있다. 폐암이 더 이상 흡연자만의 질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폐암은 종전엔 흡연의 결과로 인식됐지만, 최근엔 다양한 환경적·생물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병으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비흡연 폐암 환자의 대부분이 억울한 심정을 갖는 게 사실이다.

비흡연자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라돈 가스, 대기오염, 음식 조리 때 나오는 연기, 간접흡연, 직업적 노출, 유전적 요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요인은 단독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라돈과 대기오염은 폐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최근 연구 결과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에 이어 라돈을 폐암의 두 번째 주요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라돈 농도가 148(Bq/m³) 이상일 경우 폐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환경부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폐암 사망자의 약 12.6%가 라돈 노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14.4%), 독일(7%), 스웨덴(20%) 등 통계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치다.

라돈은 흙과 암석에서 자연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이다. 실내 공기 중에 쌓이면 장기적으로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색깔도 냄새도 없어 이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라돈에 노출됐는지조차 알 수 없다. 지하 공간이나 환기가 부족한 주거 환경에선 특히 라돈 농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대기오염도 비흡연자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 오염이 심한 곳에 사는 비흡연자의 폐암 조직에는 암 유발 돌연변이가 눈에 띄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은 흡연처럼 DNA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28개 지역에 거주하는 비흡연자 871명의 폐암 조직을 분석한 연구 결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비흡연자의 폐암 조직에서도 암 유발 돌연변이가 증가하고 수명과 관련이 있는 텔로미어(세포의 생명시계를 조절하는 DNA 보호막)가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에 비해선 암 돌연변이 유발 효과가 훨씬 약하지만, 간접흡연도 폐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는 특히 여성의 폐암 발병에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고온에서 기름을 쓰는 조리 방식 때문에 벤조피렌 등 발암 물질이 발생한다. 특히 실내 환기가 잘 안될 땐 공기질을 악화시켜 폐암 위험을 부쩍 높일 수 인다.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선 이런 요리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주방 환경의 개선, 환기 시스템의 강화가 폐암 예방에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석면 등에 대한 직업적 노출도 큰 위험 요인이다. 석면, 중금속,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등에 장기간 노출되는 건물 철거작업과 건설업·제조업 종사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환기 시설이 부족한 실내 작업 환경에서는 라돈과 대기오염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에는 가족력이나 체질적 취약성이 포함된다. 설령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더라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여성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유전적 민감성이 꼽힌다. 이는 폐암 발병 메커니즘이 남녀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비흡연자 폐암의 원인은 라돈이 약 30~35%, 대기오염이 20~25%, 조리 시 연기가 10~15%, 유전적 요인이 10~15%, 간접흡연이 10~12%, 석면 등 직업적 노출이 5~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평균값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며 지역, 성별, 직업, 생활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비흡연자 폐암에 대한 선별검사 기준 마련, 실내 공기질 개선, 라돈 측정 및 이 수치를 낮추는 정책, 도시 대기오염 관리 등이 시급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도 폐암에 걸릴 수 있나요?

A1. 네, 가능합니다. 국내외 통계에 따르면 전체 폐암 환자의 약 25~30%는 비흡연자입니다. 특히 여성 폐암 환자의 경우 80% 이상이 비흡연자로 분류됩니다. 라돈, 대기오염, 조리 흄, 간접흡연, 직업적 노출,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환경적·생물학적 요인이 폐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Q2. 비흡연자 폐암의 주요 원인은 무엇이며, 각각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A2. 비흡연자 폐암을 100% 기준으로 놓고 보면, 폐암의 원인은 라돈이 약 30~35%, 대기오염이 20~25%, 조리 시 연기가 10~15%, 유전적 요인이 10~15%, 간접흡연이 10~12%, 직업적 노출이 5~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평균값 기준이며, 지역과 생활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3. 라돈은 어떻게 폐암을 유발하나요? 실생활에서 어떻게 노출되나요?

A3. 라돈은 토양과 암석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성 가스로, 실내 공기 중에 축적되면 장기적으로 폐암 위험을 높입니다.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인지하기 어렵고, 특히 지하 공간이나 환기가 부족한 주거 환경에서 농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라돈 측정기와 환기 시스템을 활용해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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