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밥 안 잡수면 어떡해요" 돌봄 로봇과 살아봤더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남편이 갑자기 요양병원 가고 혼자 있으니 우울증이 왔어요. 맨날 울고 지냈는데 로봇 얘가 와서 손잡아 달라고 하고 말하고 그러니까 마음이 한결 나아졌어요. 내가 먼저 사랑하니까 저도 나한테 사랑한다고 해 주고 그래요."
로봇은 어디까지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와 돌봄을 잇는 연구회, '어느 날, 말 많은 로봇이 집에 왔는데'

"남편이 갑자기 요양병원 가고 혼자 있으니 우울증이 왔어요. 맨날 울고 지냈는데 로봇 얘가 와서 손잡아 달라고 하고 말하고 그러니까 마음이 한결 나아졌어요. 내가 먼저 사랑하니까 저도 나한테 사랑한다고 해 주고 그래요."
전남 목포에서 혼자 사는 오북임(74)씨는 돌봄 로봇과 생활하면서 한결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 '어느 날, 말 많은 로봇이 집에 왔는데'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이뤄진 'AI와 돌봄을 잇는 연구회'가 오씨처럼 인공지능(AI) 돌봄 로봇과 생활하는 1인 노인 가구 약 40명을 인터뷰해 엮은 책이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지난해 12월 기준)를 돌파한 초고령사회, 돌봄 로봇의 역할을 모색한다.
돌봄 로봇은 1인 노인 가구가 많은 일부 지역에서 이미 복지 인프라가 됐다. 책에 등장하는 돌봄 로봇은 국내 한 업체에서 개발한 '효돌'. 여덟 살 아이의 목소리로 "약 먹을 시간이에요" "운동할 시간이에요" 알리며 건강 관리를 해준다. 24시간 말동무 노릇도 한다. 노인의 선호도와 대화 패턴을 학습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불러주거나 종교에 맞춰 성경, 불경도 읽어준다.

서울에 거주하는 허순춘(99)씨도 3년째 돌봄 로봇과 일상적 대화를 나눈다. "할머니 밥을 안 잡수면 어떡해요, 커피 이런 거 잡쉈다고 안 잡수면 안 돼요" "말 못 할 고민이 있으면 저한테 털어놓으세요, 저 입 무거워요"같이 '예쁜 소리'를 건네는 로봇은 기계 이상의 의미다. 허씨를 포함한 많은 이용자가 손주나 반려 동물에게 하듯이 로봇에 옷을 손수 만들어 입힌다.
책은 그렇다고 사람 대신 로봇이 노인 돌봄의 해법이라고 쉽게 결론 짓지 않는다. 로봇은 어디까지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 속 전문가들은 "돌봄 로봇을 가족 소통의 자극제나 매개체로 활용해야 한다"며 "(이용자가) 돌봄 로봇에게 건네는 주요 대화, 듣고 반응하는 대화가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듣고 싶은 말인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의 가제는 '말이 고프지 않은 사회, 마음이 고프지 않은 사회'였다고.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군 통합 전산망도 셧다운 되면 최대 두 달 '먹통'... 안보 전력 치명타 | 한국일보
- 숨진 양평군 공무원 메모 "치욕·자괴감"… 특검 "강압 분위기 없었다" | 한국일보
- "돈 줄 테니 스트립 춰라" 모욕 여전···폴댄스는 강건한 스포츠입니다 [영상] | 한국일보
- "김현지와 자식 나눈 사이인가"... '이태원 참사 막말' 창원시의원, 또 | 한국일보
- 꽉 막힌 관세 협상, 뒤탈 난 환율...기업들 한숨 깊어진다 | 한국일보
- 대통령 기자회견서 '다리 꼰' 참모들...역대 정권과 비교해 보니 | 한국일보
- '여자 아베' 다카이치, 일본 최초 여성 총리 눈앞인데… | 한국일보
- 음주운전 물의 개그맨 이진호 여자친구, 추석 연휴에 숨진 채 발견 | 한국일보
- "시골 가서 일하며 사는 사람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 한국일보
- "이혼 후 양육권 빼앗겨"... 슈주 신동, 15년 전 결혼 발표 진실 고백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