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너무 잘해 어쩔수없어'보다 분한 모습을 보고싶다[이재호의 할말하자]

이재호 기자 2025. 10. 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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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친선전 1-5 패배, 2022년 12월 월드컵 16강 1-4 패배.

2022년 당시 짧은기간동안 연속해서 브라질을 만났던 한국 선수단의 일부 선수들은 브라질에게 패한 후 인터뷰 혹은 훗날 방송 등에 나와 "브라질에 워낙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아 같이 뛰는것만으로 영광이었다. 너무 잘하더라"라며 패배가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말들을 했다.

그러고도 이후 몇몇 선수들은 인터뷰 혹은 방송 등에서 브라질에 대한 칭찬과 심지어 '함께 뛰어 영광이었다', '정말 잘해 어쩔수가 없더라' 등의 말들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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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2년 6월 친선전 1-5 패배, 2022년 12월 월드컵 16강 1-4 패배.

2022년 당시 짧은기간동안 연속해서 브라질을 만났던 한국 선수단의 일부 선수들은 브라질에게 패한 후 인터뷰 혹은 훗날 방송 등에 나와 "브라질에 워낙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아 같이 뛰는것만으로 영광이었다. 너무 잘하더라"라며 패배가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말들을 했다.

3년이 지나 다시 만난 브라질에게 한국은 0-5로 졌다. 브라질을 보고 감탄만하고 '어쩔 수 없지'라고 만 생각한다면 이렇게 격차를 좁히긴 커녕 벌어지기만 할 것이다.

아무리 '세계 최강' 브라질이라도 졌다면, 그것도 대패로 졌다면 감탄보다는 분함을 느끼고 다시는 이런 굴욕을 겪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고 같은 결과를 반복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피파랭킹 6위)과의 10월 A매치 홈경기에서 0-5로 대패했다.

전반 13분 브루노 기마량이스의 스루패스 한방에 수비 뒷공간이 뚫려 이스테방의 골, 전반 41분에는 왼쪽에서 삼각패스 후 호드리구의 개인기와 오른발 감아차기 골이 터지며 전반전을 0-2로 뒤진채 마쳤다.

후반 시작 3분만에 김민재의 트래핑 실수로 나온 이스테방의 왼발 슈팅 골, 후반 4분에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옆으로 내준 공을 호드리구가 노마크 일대일 기회에서 골을 넣었다. 후반 32분에는 브라질의 역습때 비니시우스가 홀로 긴거리를 질주해 골키퍼 일대일 기회에서 골을 넣어 5-0의 스코어가 나왔다.

브라질은 참 잘했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자신있게 내세운 3백의 실패 등 전술적 요인을 말할 수 있지만 브라질 선수들은 정말 뛰어난 개인 기량과 연습하듯 서로 주고받고 멋진 개인기를 부리며 한국을 농락했다.

이렇게 감탄하는건 팬들이 하면 된다. 함께 뛴 선수들, 혹은 벤치에서 지켜본 선수들은 경기를 보며 굴욕적으로 느끼고 분함을 느껴야한다. 그래서 이 0-5의 굴욕을 딛고 일어서 다시 만났을때는 브라질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팀이 되어있어야한다.

ⓒ연합뉴스

시계를 되돌려 3년전 한국이 월드컵 5개월전에 브라질을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했다 1-5로 졌을 때. 물론 많은 선수들이 분함을 느꼈지만 일부 선수들은 그저 감탄하고 '참 잘한다', '어쩔 수 없다'는 마음가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5개월뒤 월드컵 16강에서 또 브라질을 만났고 이번에는 1-4로 고작 한점을 줄이는데 그치며 또 대패했다.

그러고도 이후 몇몇 선수들은 인터뷰 혹은 방송 등에서 브라질에 대한 칭찬과 심지어 '함께 뛰어 영광이었다', '정말 잘해 어쩔수가 없더라' 등의 말들만 했다. 월드컵 16강이라는 인생 단 한번뿐일지 모를 무대에서 상대에 감탄하는건 팬들만 하면 되고 선수들은 죽기살기로 노력하고 이기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야한다.

이번 0-5 패배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선수들은 인터뷰 등에서 브라질에 대한 감탄을 늘어놨다.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느끼는 것이다. 그보다는 눈물이 날 정도로 분해하며 다시는 이런 결과를 보이지 않겠다는 다짐과 향후의 노력이 중요하다. 그래야 0-5 패배의 굴욕에 자양분이라도 있는 것이다.

감탄은 팬들이 할 것이다. 선수들은 0-5 대패를 굴욕으로 느끼고 분함을 느끼며 이를 갈아야한다. 월드컵에서 그런 안일한 마음은 통하지 않는다. 어떤 강한 상대를 만나더라도 이기고 싶어하는 '승부욕'은 운동선수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연합뉴스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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