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가서 일하며 사는 사람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김범수 2025. 10. 1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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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도시에서 온 총각' 김동영 대표
편집자주
온라인 플랫폼 등장 이후 온갖 콘텐츠가 엄청난 양과 속도로 생산·소비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의 주역은 1인 미디어와 독립 채널입니다. 이들이 자본과 기술, 인력을 갖춘 전통적 콘텐츠 생산 구조를 압도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크리에이터들의 창업 이야기와 고민, 애환을 들어보는 인터뷰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김동영 대표는 8월 경북 경주시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유튜브 채널은 어느 정도는 시간 싸움인 것 같다"며 "끈기 있게 하다 보면 결국 살아남는 방법이 생긴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도시에서 온 총각'을 운영하는 김동영(35) 대표는 '시골에서는 뭐 먹고살지?' 딱 한 줄로 채널의 정체성을 설명한다. 한때 요리사를 꿈꾸던 청년이 지역 밥상 기행에 나섰다가 농촌 문제에 눈을 떠 시골에도 일거리가 많다는 걸 알리는 데 열심이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지역 홍보를 의뢰하는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도 생겨나고 있다. 김 대표를 지난 8월 경북 경주시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 사무실에서 만나 채널 운영까지의 과정과 사업성에 대해 들었다.

-유튜브 채널 운영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요리에 관심 있어 조리과학고로 진학했는데 셰프가 쉽지 않은 직업이라는 걸 알고 대학은 식품영양학과로 갔다. 그런데 거기서도 고등학교 때 배우지 않은 화학 같은 거 하다 보니 흥미가 조금씩 사라지더라. 그전부터 외식 창업 컨설턴트에 관심이 있었는데 졸업할 때쯤 우리 음식 공부를 해보려고 5개월 동안 배낭 메고 ‘시골 밥상 여행’을 떠났다. 지역 요리 배워서 나중에 컨설턴트가 되면 써먹어야겠다고 시작한 건데 다니면서 어르신들에게서 농촌에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 농산물 유통에 문제가 많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듣다 농촌 문제에 눈을 떴다. 그 뒤 친환경 농산물 유통회사에 취직해서 1년 9개월 정도 다녔다.”

-경주가 고향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인천인데 경주는 시골 밥상 여행 때 느낌이 좋았고 농촌 관련 일하기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 농산물 유통회사 입사하면서 근무를 지망했다.”

-농산물 유통회사는 왜 그만뒀나.

“근무 여건도 나쁘지 않았고 일도 재미있었는데 어느 순간 이걸 하려고 여기 온 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는 정확히 뭘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고 일단 회사를 그만둬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유튜브 채널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회사를 그만둔 뒤 농산물 가공품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버려지는 과일 같은 걸로 스무디를 만들어서 팔겠다 이런 구상으로 준비를 했는데 당시는 자본도, 실력도 많이 부족했다. 유튜브 채널 자체는 농촌 여행 때 찍은 영상을 올리려고 진즉 만들었는데 그중 산머루 재배하는 분이 자기를 인터뷰해서 좀 알려 달라고 해서 찍어 올린 영상이 조회수가 높더라. 이런 영상을 올리면 사람들도 관심 가져 주고 농산물 판매할 수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2021년쯤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로 어떤 내용을 영상에 담나.

“처음에는 배낭여행 때 알게 된 분들이나 주변에 농사짓는 분들 중 열심히 하는데 판매는 좀 어려워하는 분들 소개 위주로 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좋아할 거라고 찍은 영상인데 농사짓는 분들만 보더라. 고민하다 소재를 넓혀 지금은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시골을 다녀보면 농사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최근에는 시골에서 숙박업 하는 분 영상을 올렸는데 호응이 괜찮다. 사람들이 이런 쪽에 관심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방향으로 영상 주제를 잡아가고 있다.”

-촬영자 선정부터 취재, 편집 등 전체 작업 과정은.

“먼저 섭외를 한다. 시청자들이 좀 재미있어 할 것 같은 사람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또는 농민신문 같은 데서 찾는다. 취재에 응하겠다고 하면 전화로 1시간 정도 사전 인터뷰를 한다. 그 뒤 기획 회의를 하고 전체적인 영상 틀을 짜서 현지 촬영을 해오고 편집해서 올린다.”

-유튜브 채널만으로 수익을 내나.

“지금 수익원은 크게 세 가지다. 유튜브 채널 수익이 있고 두 번째로 홍보 영상 같은 게 있다. 예를 들어 농가에서 어떤 지원을 받아 홍보 영상을 만들어야 될 때 의뢰를 해온다. 그 농가를 찍은 적이 있으니 그분들이 이번에 이런 거 필요하다 하시는 부탁을 해오는 거다. 지방자치단체 등과는 아예 연 단위로 계약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한국관광공사와 3년째 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 ‘관광 두레’라고 6차 산업 사례를 홍보하는 거다. 농사하면서 체험학습 기회 제공하는 분들 이야기 등을 우리 채널에 올린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채널에 올릴 영상을 대신 촬영해 납품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기관들이 서너 군데 정도 있다.

교육 사업도 한다. 수도권 쪽에는 크리에이터 인력 풀이 많은데 지방은 그런 게 많이 부족하다. 유튜브를 공부해 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배울 데가 없다 보니 가끔 요청이 온다. 강의 같은 걸 나갈 때도 있고 정말 기초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기획, 영상 촬영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진행할 때도 있다. 경주청년센터에서 한 달짜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런 작업들에서 나오는 수익은 만족할 수준인가.

“사실 지난해까지는 좀 힘들었다. 방법을 몰라서 그랬던 것 같은데 올해부터 차근차근 수익이 올라 지금 사무실에서 일하는 3명이 먹고사는 건 안정적이 됐다. 유튜브 채널 콘텐츠에서 나오는 수익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한 달에 70만 원에서 많이 들어오면 150만 원 정도로 취재 비용 정도다. 주 수입원은 기관 의뢰로 하는 영상 제작이다.”

-새로운 도전이나 목표가 있다면.

“지금 이대로 쭉 가서 일단 현재 6만 정도인 구독자가 10만을 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기관이랑 일하기 때문에 10만 넘어도 사실 수익 차이는 크게 없겠지만 그래도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게 있으니까 그게 목표다. 채널 확장도 시도 중이다. 골프장 주변 맛집 소개 채널과 경주 숙소를 알리는 채널을 각각 하나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한국전파진흥협회 지원을 받아 청년 농부들 결혼 연애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그때 도움받았던 프로덕션 대표와 법인을 따로 만들어서 준비하는 사업도 있다. 질 높은 영상을 만들어 OTT에 납품할 계획이다.

지방이나 시골에 내려가서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하는 걸 보고 더 많은 사람이 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귀촌이나 귀농 희망자들에게 영상의 사례가 된 분들이 더 깊게 설명해 주는 오프라인 장을 열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취재를 하면서 지역 소멸 문제에 대해 느낀 점이 있다면.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주로 귀농에 방점을 찍는데 귀농과 귀촌을 구분해 지원을 해 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은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가령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도 배송 같은 게 잘 돼 있어 지방에서 할 수도 있는데 지원이 있긴 하나 귀농에 비하면 조금 덜 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주거 같은 것이 아무래도 중요한데 많이 아쉽다. 내가 경주 처음 내려왔을 때도 그랬지만 사실 연고 없는 데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주민과 어울릴 수 있는 장을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마련해준다면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유튜브 채널 운영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튜브 채널은 어느 정도는 시간 싸움인 것 같다. 지구력이 있어야 한다. 뚜렷한 목적을 갖고 유튜브를 시작했다면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는 투자 기간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한 것보다 조회수가 안 나오니까 대부분 한 달 안에 그만두더라. 주변에서 10만, 100만 이런 유튜버들만 보니까 조회수 1,000회 나오면 정말 적게 나왔다고 실망한다. 하지만 내가 만든 영상 앞에 1,000명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진짜 많은 숫자다. 모델이 될 만한 채널을 보며 공부하면서 해가다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이다. 끈기 있게 하다 보면 결국 살아남는 방법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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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선임기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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