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온 내일은 폭우…스웨덴 와이너리의 '불안한 풍년' / 풀버전

심가은 기자 2025. 10. 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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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 변화로 전 세계 농작물의 지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어제 프랑스에 이어, 오늘은 북유럽 스웨덴으로 갑니다. 프랑스가 포도밭을 갈아엎는 사이, 추워서 포도가 잘 자라지 않던 스웨덴이 새로운 와인 산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심가은 기자입니다.

[기자]

말이 뛰노는 평야 한가운데 진한 초록빛 밭이 들어섰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추운 이곳에선 낯선 포도나무입니다.

스웨덴 대표 말 사육지 '플뤼잉에'에 마그누스 씨가 터를 잡은 건 10년이 넘었습니다.

1200그루로 시작해 이제는 1만 그루를 소유한 지역 대표 농장주입니다.

[마그누스 오스카르손/플뤼잉에 지역 포도 농장주 : (100일 동안 비가 안 왔을 때) 다른 농작물은 다 고생했지만, 포도만큼은 정말 잘 자랐습니다. 마치 남유럽에 있는 것처럼요.]

이웃 주민 울라 씨도 갓 수확한 포도 바구니를 정리하느라 분주합니다.

마구간에 와인 제조기를 들여놓고 지난주 와이너리 운영 허가를 받았습니다.

[올라 린드크비스트/플뤼잉에 지역 신생 포도 농장주 : 우리는 이번에 675kg 정도 수확하길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면 440L 정도 스파클링 와인이 만들어져요.]

30년 사이 스웨덴의 연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서 남부 지방엔 60곳 넘는 와이너리가 새로 생겼습니다.

따뜻해진 기후로 이제 북유럽에서도 포도가 자라는 겁니다.

끝없이 와이너리가 이어지는 이곳 쿨라베리스는 두 세기 전 다른 작물을 키우던 땅이었습니다.

잘 익은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원래는 감자나 옥수수를 키우던 곳인데요.

지금은 축구장 서른 개 크기에 달하 대규모 포도밭으로 변한 겁니다.

이탈리아에서 30년 경력을 쌓은 와인 장인을 비롯해 각국에서 인재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빅토르 달/쿨라베리 지역 와이너리 CEO : 우리 팀에는 프랑스, 영국 출신도 있어요. 다들 북쪽으로 오고 싶어 합니다.]

이런 변화는 오랜 법까지 흔들었습니다.

스웨덴은 알코올 중독을 우려해 정부 주류점에서만 술을 팔 수 있게 규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와인 산업 성장을 방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6월부터 농장 직판이 허용됐습니다.

수백 년의 전통도, 수십 년의 법도, 기후 변화 앞에서 바뀌고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스웨덴이 포도밭을 얻었지만 잃은 것도 있습니다. 평온함입니다. 기후 변화가 몰고 온 기상 이변으로 폭우와 우박, 서리가 크게 늘었습니다.

계속해서 심가은 기자입니다.

[기자]

스웨덴의 따뜻해진 기후는 새로운 기회를 열었지만 또 다른 문제도 함께 불러왔습니다.

도시가 침수될 만큼 폭우가 쏟아져 포도밭이 잠기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마그누스 오스카르손/플뤼잉에 지역 포도 농장주 : 한번 비가 오면 아주 퍼붓듯이 와요. 밭 하나는 한 달 내내 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봄엔 서리가 내려 꽃이 피는 걸 방해했습니다.

겨울엔 단 10분 동안 내린 우박 때문에 수확량이 바닥을 쳤습니다.

극단적으로 변하는 날씨 속에서 프랑스산 포도 품종은 버티지 못했습니다.

[셀 피터손/헤딩에 지역 와인양조사 : 200그루 조금 넘는 포도나무를 심었는데 그 품종은 곰팡이를 견디지 못하더라고요. 결국 6년이 지나 포도나무를 모두 잘라내고…]

스웨덴 정부는 이런 날씨를 견딜 새로운 작물을 찾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에 따른 작물 변화를 연구하는 실험실에 들어왔습니다.

빛과 토양 그리고 이산화탄소량을 예측해서 오트와 토란 등 미래 작물을 찾아가는 겁니다.

[세실리아 함멘하그/스웨덴 국립농업대(SLU) 식물육종학과 연구원 : 같은 해라도 어떤 때는 가뭄이 들고 또 어떤 때는 비가 너무 많이 올 수도 있어요. 그래서 모든 종류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아주 강한 작물이 필요하죠. 큰 도전이에요.]

스웨덴 기상청은 "이제 날씨는 예측의 영역이 아닐 만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폭설과 폭우, 폭염이 이어진 올해 우리나라처럼 세계 곳곳은 날이 갈수록 극한으로 치닫는 기후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기후변화에 적응하면서 또 늦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요.

[화면제공 스웨덴 기상청(SMHI)]
[영상취재 정상원 영상편집 박수민 영상디자인 신재훈 영상자막 장재영 홍수정]

※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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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65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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