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에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백악관 "평화보다 정치 우선"

손성원 2025. 10. 1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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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은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으로 불린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에게 돌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 불발에 백악관은 "노벨위가 평화보다 정치를 우선한다"고 비난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마차도 전 의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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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도 "우리 국민에 대한 인정" 수상 소감
노벨위 "우리 결정은 오직 노벨 업적에 근거"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이 2014년 12월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법무장관실 밖에서 베네수엘라 국기를 들고 있다. 카라카스=AP 뉴시스

올해 노벨평화상은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으로 불린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에게 돌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 불발에 백악관은 "노벨위가 평화보다 정치를 우선한다"고 비난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마차도 전 의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는 이날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 증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독재에서 민주주의로의 공정하고 평화로운 전환을 위한 투쟁을 이끌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 선정 직후 마차도 전 의장은 노벨위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승리한다"는 수상 소감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것(노벨평화상)은 우리 국민에 대한 가장 큰 인정"이라며 "베네수엘라 국민이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저 한 사람일 뿐"이라며 "절대로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 이날 노벨위는 마차도 전 의장이 현재 베네수엘라 내에 거주 중이라고 밝혔다.

마차도 전 의장은 수년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독재·실정을 비판하며 야권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지난해 7월 대선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인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반(反)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지난 1월에는 마두로 대통령의 세 번째 취임식 하루 전날 집회 후 당국에 강제로 끌려갔다가 풀려났다.

요르겐 와트네 프리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2025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의 사진을 보이고 있다. 오슬로=EPA 연합뉴스

이로써 수상 야욕을 드러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이 불발되자 백악관은 노벨위를 향해 비난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엑스(X)를 통해 "위원회가 평화보다 정치를 우선시한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평화 합의를 만들고, 전쟁을 끝내고, 생명을 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요르겐 와트네 프리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수상자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에 대한 압박이 심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매년 무엇이 평화로 이끄는지 말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편지를 수없이 받는다”며 “우리의 결정은 오직 노벨의 업적과 유언에 근거해서 내린다"고 답했다.


수단 구호 단체, ICC, 나토 등 후보에

1901년 이래 노벨평화상은 올해까지 106회에 걸쳐 수여됐으며, 수상자는 개인 112명, 단체 28곳이 받았다. 올해 노벨평화상에는 수단 현지 구호 활동 단체인 비상대응실,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다. 이 중 ICC와 CPJ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밖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홍콩의 민주화 활동을 이끈 저우항퉁, 캐나다 인권변호사 어윈 코틀러 등도 후보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김대중 대통령(2000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2009년), 유럽연합(2012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2002년) 등이 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은 일본 핵무기 폐기 단체 니혼 히단쿄가 수상했다.

여성 수상자는 올해 마차도 전 의장을 포함해 20명으로 늘었다. 마지막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이란의 여성 인권 탄압에 맞서 싸워온 이란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2023년)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에게는 메달과 증서, 1,100만 크로나(약 16억 원)가 수여된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1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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