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추운 나라 스웨덴이 신흥 와인 산지로…'술의 금기'도 깼다

심가은 기자 2025. 10.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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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 변화로 전 세계 농작물의 지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어제 프랑스에 이어, 오늘은 북유럽 스웨덴으로 갑니다. 프랑스가 포도밭을 갈아엎는 사이, 추워서 포도가 잘 자라지 않던 스웨덴이 새로운 와인 산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심가은 기자입니다.

[기자]

말이 뛰노는 평야 한가운데 진한 초록빛 밭이 들어섰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추운 이곳에선 낯선 포도나무입니다.

스웨덴 대표 말 사육지 '플뤼잉에'에 마그누스 씨가 터를 잡은 건 10년이 넘었습니다.

1200그루로 시작해 이제는 1만 그루를 소유한 지역 대표 농장주입니다.

[마그누스 오스카르손/플뤼잉에 지역 포도 농장주 : (100일 동안 비가 안 왔을 때) 다른 농작물은 다 고생했지만, 포도만큼은 정말 잘 자랐습니다. 마치 남유럽에 있는 것처럼요.]

이웃 주민 울라 씨도 갓 수확한 포도 바구니를 정리하느라 분주합니다.

마구간에 와인 제조기를 들여놓고 지난주 와이너리 운영 허가를 받았습니다.

[올라 린드크비스트/플뤼잉에 지역 신생 포도 농장주 : 우리는 이번에 675kg 정도 수확하길 기대하고 있어요. 그러면 440L 정도 스파클링 와인이 만들어져요.]

30년 사이 스웨덴의 연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서 남부 지방엔 60곳 넘는 와이너리가 새로 생겼습니다.

따뜻해진 기후로 이제 북유럽에서도 포도가 자라는 겁니다.

끝없이 와이너리가 이어지는 이곳 쿨라베리스는 두 세기 전 다른 작물을 키우던 땅이었습니다.

잘 익은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원래는 감자나 옥수수를 키우던 곳인데요.

지금은 축구장 서른 개 크기에 달하 대규모 포도밭으로 변한 겁니다.

이탈리아에서 30년 경력을 쌓은 와인 장인을 비롯해 각국에서 인재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빅토르 달/쿨라베리 지역 와이너리 CEO : 우리 팀에는 프랑스, 영국 출신도 있어요. 다들 북쪽으로 오고 싶어 합니다.]

이런 변화는 오랜 법까지 흔들었습니다.

스웨덴은 알코올 중독을 우려해 정부 주류점에서만 술을 팔 수 있게 규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와인 산업 성장을 방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6월부터 농장 직판이 허용됐습니다.

수백 년의 전통도, 수십 년의 법도, 기후 변화 앞에서 바뀌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정상원 영상편집 박수민 영상디자인 신재훈 영상자막 장재영 홍수정]

※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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