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작년 KS 우천 악몽 생생한데… 올해는 괜찮은 비? 이러면 한화만 괜히 신경 쓰일까

김태우 기자 2025. 10. 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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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SSG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우천으로 순연돼 11일 오후 2시 열린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서 LG를 누른 삼성은 기세와 함께 KIA가 기다리고 있는 광주의 한국시리즈 1차전으로 향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를 치러 체력적으로 불리했고, 여기에 투·타의 에이스(구자욱·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거나 무산된 상황이었다. 그래도 사기는 찌를 듯했다.

이미 1차 목표를 달성한 삼성은 ‘언더독’으로 잃을 게 별로 없었다. 반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는 1위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윗 시드 팀의 함정이다. 실제 1차전도 팽팽하게 진행됐다. KIA 제임스 네일, 삼성 원태인이 5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누가 이길지 가늠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선취점도 삼성이 먼저 냈다. 6회 ‘호랑이 킬러’ 김헌곤이 솔로홈런을 쳐 선취점을 얻었다. 삼성 더그아웃의 기세가 올라왔다. 원태인이 5회까지 투구 수를 경제적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이 1점은 굉장히 커 보였다. 그리고 네일이 디아즈에게 볼넷을 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성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강민호까지 볼넷을 고르며 무사 1,2루라는 절호의 도망갈 찬스를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변수가 생겼다. 조금씩 내리던 비가 갑자기 큰 비로 변한 것이다. 일단 다시 경기를 중단시키고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삼성에는 야속하게도 그렇지 않았다. 약 40분 이상을 기다린 뒤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직전 이닝까지 동점이었고, 선공이었던 삼성이 선취점을 냈기 때문에 양쪽의 공격 이닝이 동일하지 않았다. 그래서 콜드게임 조건이 아닌, 경기를 이어서 하는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것이다.

▲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예상을 깨고 승리한 삼성에 이 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연합뉴스

물론 경기를 끊은 결정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지만, 하필 이 시점에 경기가 끊기면서 삼성이 큰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었다. 만약 삼성이 6회 추가점을 내지 못해도, 6회말을 실점 없이 마치면 반대로 콜드게임 조건이었다. 1승이 그냥 들어오는, 이 경우는 삼성에는 다소간 행운이 따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결국 승리를 확정짓지도 못했고, 더 써먹을 수 있었던 원태인 카드만 날렸다. 반대로 KIA는 차분하게 이 무사 1,2루 상황을 준비할 수 있었다. 긴장도 조금은 풀었다. KIA 관계자들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비임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음 날도 경기장 사정으로 경기가 열리지 못했고, 이 경기는 서스펜디드 선언이 있은 지 42시간 만에 재개됐다. 무사 1,2루 상황을 놓고 양팀이 어떤 전략을 펼칠지 장장 42시간 동안 여러 가설이 난무했던 시간이었다. 결국 삼성은 번트를 댔으나 실패했고, 끝내 6회 득점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분위기가 KIA로 넘어갔다. 그리고 KIA가 이후 기세를 타 5점을 내면서 가장 중요하다던 1차전을 5-1로 잡았다. 그리고 KIA는 한국시리즈를 4승1패로 마무리하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1차전에서 삼성이 이겼다고 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이 비는 삼성에 악몽으로 남았다. 싫은 비였다. 그런 측면에서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비로 순연된 것을 두고 역시 말이 많다. 삼성은 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최원태의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5-2로 이기고 기선을 제압했다. 상대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를 조기에 공략하고 떨어뜨린 경기라 의미가 더 컸다.

▲ 1차전에서 패한 SSG는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장염 여파에서 벗어날 하루의 시간을 더 벌었다 ⓒ연합뉴스

이번에도 굳이 따지면 손해를 삼성이 봤다는 분석이 있다. 2차전 선발은 헤르손 가라비토(삼성)와 김건우(SSG)로 11일 또한 동일하다. 불펜이야 어차피 양팀 모두 다 하루씩 똑같이 쉬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SSG는 장염 증세로 1차전 선발이 불발된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하루라도 더 쉬고 3차전에 나설 수 있다. 이 하루 차이가 굉장히 클 수도 있다. 구속 1㎞의 차이가 많은 것을 바꿔 놓을 수 있는 게 야구다.

반대로 3·4차전 선발 예정인 삼성의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은 굳이 하루 휴식이 더 없어도 각각 5일이라는 정상 휴식 후 등판하기 때문에 하루 추가 휴식에 큰 의미는 없다. 1차전에서 일격을 당한 SSG가 하루 더 숨을 고를 시간을 벌었다. 어쨌든 SSG로서는 그렇게 나쁜 비가 아닌 셈이다.

다만 삼성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올라왔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구원 등판했던 가라비토가 하루 더 쉬고 나온다는 점은 나쁘지 않다. 불펜 소모도 2경기를 덜 치른 SSG보다는 당연히 많았기 때문에 휴식은 꿀맛이다. 종합하면 SSG가 약간은 더 이득을 봤지만, 삼성도 아주 큰 손해라고까지 볼 수는 없는 비로 풀이할 수 있다.

▲ 박진만 감독은 순리대로 가는 것이 좋다며 이 비가 그렇게 싫지는 않은 기색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박진만 삼성 감독 또한 순리대로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박 감독은 “순리대로 하는 게 맞다”면서 “그래야 선수들이 부상 없이 좋은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다”고 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경기를 치르면 당연히 체력이 떨어지고, 선발 매치업과 관계없이 야수들과 불펜은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SSG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박 감독도 싫지 않은 소리를 낸 것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한화의 이해득실은 어떨까. 지금 단계에서 어떤 이득과 손해를 논하기는 이르다. 사실 한화는 두 팀 중 누가 올라오더라도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게 좋다. 당연한 일이다. 만약 이 비가 SSG에 유리하게 작용해 1패를 먼저 안은 팀이 끝까지 시리즈를 이어 갈 수 있다면 이 또한 나쁜 일은 아닌 셈이다. 한화는 최근 연습경기를 시작하며 플레이오프에 대기하고 있다.

▲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으며 업셋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삼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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