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 앓는 아이들…청소년 자살 '역대 최다'

서진석 기자 2025. 10. 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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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오늘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정한 세계 정신건강의 날입니다.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상황이 심각합니다.


지난해 정신과 진료를 받은 10세 미만 어린이는 10만 명을 넘어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청소년 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먼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VCR]


지난해 자살 학생 221명…'역대 최고'

4년 전에 비해 '1.6배 증가'


교육부 '정서행동특성검사'

19.9%만 '관리군'…80%는 '사각지대'


교육부·복지부·성평등부로 

쪼개진 관리 책임


'세계 정신건강의 날' 맞아 

청소년 건강 회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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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청소년 자살과 마음건강 문제는 이제 비상사태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그 실태와 과제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류현 아동권리실장과 짚어봅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세계 아동 정신 건강의 날은 지난 2017년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제정된 날인데요. 


마음이 아픈 우리 청소년들 조기에 발견하는 것부터가 어려운 현실이라고요?


류현 아동권리실장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네, 저희가 올해 진행하는 캠페인은 '깊은 마음 속 10.19Hz'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13년째 자살이고, 그중 73%가 겉으로 위기징후를 보이지 않은 '침묵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정말 침묵한 게 아니라, 10.19Hz로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거예요. 


사회가 그 주파수에 맞춰 먼저 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유니세프 조사에서도 청소년 절반이 "내 마음을 솔직히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어요. 


"이상하게 볼까봐 두렵다",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지 모르겠다" "내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게 너무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죠. 


게다가 자살한 학생 중 87%가 정서행동검사를 받았지만, 67%가 정상군으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이유로 청소년들은 현재 자기 진짜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조기발견이 어려운 제도적 한계도 존재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계속 위험군만이 아니라 모든 아동에게 보편적인 예방·조기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대통령까지 나서 "자살은 사회적 재난"이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할 만큼, 상황이 너무나도 엄중한데요. 


현재 학교 현장에선 어떤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까?


류현 아동권리실장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이미 2019년 "자살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아동의 정신적 웰빙을 강화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학생정신건강지원사업, Wee 프로젝트, 전문상담교사 배치 등을 추진했고, 2024년부터는 사회정서학습(SEL) 교육을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했습니다. 


학교현장에서 보편적인 마음건강 증진교육을 위해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하여 보급하였습니다. 


아직은 시행 초기이지만, 정부가 보편적 마음건강 교육에 나선 것은 매우 감사하고 고무적인 일입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부 차원에서 정규 교육 과정이 생긴 건 고무적인 일이지만, 교육이라든지, 대응에 대한 관리 주체나 책임이 여러 부처로 쪼개져 있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류현 아동권리실장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네, 문제는 여전히 부처별로 제도가 흩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마음건강 조기예방은 학교 안밖의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예방부터 치료-회복까지 전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통합적으로 지원되어야 하는데요. 


아직 우리나라의 아동 마음건강 지원정책은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교육부가 각각 사업을 운영하면서 중복과 사각지대가 생깁니다. 


실제 전국 241개 정신건강복지센터 중 아동·청소년 특화센터는 4곳뿐이고, 서비스 이용률도 6.6%에 불과합니다.


또 현재 학교에서의 위기 아동 선별 방식은 조기발견이 어렵고,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도 낮아 형식적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따라서 선별과 진단 기능을 공공보건 체계로 이관해 전문성을 높이고, 위기 아동도 신속히 연계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러한 학교 안팎의 모든 아동을 위한 보편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부처 간 협력 구조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부가 자살예방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아동·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정책 설계가 병행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지금 우리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너무나 심각한 상황인데, 그렇다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제때 적절한 교육과 치료를 받게 하려면 어떤 게 가장 시급할까요?


류현 아동권리실장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네, 유니세프 자료에 따르면 성인기 정신건강 문제의 절반 이상이 14세 이전에 시작됩니다. 


그만큼 행복한 어린 시절이 행복한 성인을 만드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아동기부터 마음건강 문해력(mental health literacy) 을 키우고, 필요 시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마음건강 문해력은 자신의 마음을 읽고 표현하는 능력인데,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야 도움을 요청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이건 타고나거나, 저절로 길러지지 않습니다. 


아동기, 청소년기를 거치며 꾸준히 배우고 연습해서 익혀야하죠. 


사실 우리 어른들도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잖아요. 


그런 문화 속에서는 아이들이 자기 감정을 표현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법을 배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해력 교육과 상담은 개인의 노력차원으로 해결하지 않도록,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학교 수업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건강 문해력 교육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지역사회 공공보건 체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문적인 상담과 검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가벼운 감기에 걸렸을 땐 스스로 잠시 쉬고 운동도 하지만, 조금 더 아프면 병원에 가서 약을 먹고 낫듯이, 마음건강도 감기처럼 관리할 수 있고, 쉽게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지지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죠.


서현아 앵커

마음건강을 관리하는 역량도 꾸준히 배우고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라고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또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류현 아동권리실장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현재 정책은 여전히 사후치료, 고위험군 중심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아동을 위해 예방 중심·통합적 접근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또 학교·가정·지역사회가 연결되는 통합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법적 기반과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생기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학교보건법」, 「자살예방법」 등에 흩어져 있는 아동 마음건강 지원 정책들을 포괄하는  '아동 마음건강 통합지원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이 법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범정부 차원의 기본계획, 컨트롤타워, 부처 간 협력 구조, 예산 마련등이 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법을 만들고 지원을 더 촘촘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에 대한 교육인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강화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류현 아동권리실장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네, 아동 마음건강의 1차 백신은 가정과 보호자입니다. 


유니세프는 이를 "페어런팅 백신"이라 부릅니다. 


많은 보호자가 영유아기에 아동의 눈높이 맞춰 마음을 이해하고 설명해줬던 것처럼, 청소년들에게도 그들의 마음을 미리 알아차리고 들여다봐줄수 있도록 양육자들이 마음건강 문해력을 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양육자가 아이의 마음을 조기에 알아차리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양육자 교육과 가정연계 방안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 정부와 기업도 협력해 지속적인 정신건강 프로그램과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미래 세대의 마음건강이 이렇게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는 건, 심각한 경고음입니다.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돼야겠지만, 무엇보다 주변 어른들의 관심과 대화가 아이들을 지킬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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