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양평군 공무원 메모 "치욕·자괴감"… 특검 "강압 분위기 없었다"

이서현 2025. 10. 1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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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양평군청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직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문서에는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 답을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변호사는 "메모는 어제 수임 상담에서 직접 확인한 내용"이라며 "강요, 회유, 압박, 심야조사, 반복질문은 불법 수사이고 선량한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특검과 담당수사관에 대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으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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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김건희 특검팀 피의자 조사
김건희 오빠 회사 특혜 의혹 수사
자필 추정 메모 "지치고 힘들다"
특검 "고인에 명복, 회유 없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 수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양평군청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직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문서에는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 답을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10일 양평경찰서와 양평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양평군 소속 50대 사무관급 공무원 A씨가 양평군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혼자 사는 A씨가 결근한 채 연락을 받지 않자 동료들이 자택으로 찾아가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까지 타살 정황은 없으며 경찰은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김 여사 관련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일 A씨를 '공흥지구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해당 의혹은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가 실소유한 ESI&D가 2011~2016년 양평군 공흥리 일대 2만2,411㎡ 부지에 아파트 350가구를 짓는 과정에서, 양평군으로부터 개발부담금을 면제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A씨는 2016년 당시 양평군 지가관리팀장으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A씨 측 변호인 박경호 변호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문서를 공개하며 '과잉 수사'를 주장했다. 문서에는 "조사받는 날, 힘들고 지친다.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 치욕을 당하고 직장생활도 삶도 귀찮다. 정말 힘들다. 나름대로 주민을 위해서 공무원 생활을 열심히 했는데 다 귀찮고 자괴감이 든다"는 내용이 적혔다.

또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사실대로 말을 해도 다그친다.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 "수사관의 무시 말투와 강압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하였다. 오전부터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군수가 시켰느니 등 지치고 힘들고 계속된 진술 요구에 강압에 군수 지시는 별도로 없었다고 해도 계속 추궁했다", "기억도 없는 대답했다. 바보인가 보다. 수사를 하면서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 수사관들이 정해서 요구하며 도장을 찍으라고 계속 강요한다"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2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를 받은 양평군 공무원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문서. A씨 측 변호인 제공

박 변호사는 "메모는 어제 수임 상담에서 직접 확인한 내용"이라며 "강요, 회유, 압박, 심야조사, 반복질문은 불법 수사이고 선량한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특검과 담당수사관에 대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으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도 "공직자 한 명이 특검의 무도한 수사 때문에 숨졌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공식 입장을 통해 "고인이 되신 공무원에 대해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족에 대하여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강압 수사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A씨 조사는 1회에 그쳤고, 조사 중 식사 시간을 비롯해 고인이 요청한 휴식 시간이 3회에 걸쳐 보장됐다는 설명이다. 조사 후에는 담당 경찰관이 건물까지 배웅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A씨는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었고, 추후 조사는 예정돼 있지 않았다.

특검팀은 특히 "다른 공무원 등을 상대로 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한 내용의 진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며 "따라서 고인 조사는 이미 확보한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새로운 진술을 구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강압적인 분위기나 회유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포되고 있는 서면은 고인이 사망한 장소에서 발견된 실제 유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시 한번 삼가 고인에 대한 조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국일보는 자살예방 보도준칙을 준수합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박지연 인턴 기자 partyuy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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