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8개 전쟁 끝냈다” 트럼프, 노벨상 수상은 못 해

재집권 첫해에 노벨평화상을 거머쥐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꿈이 좌절됐습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현지 시각 10일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된 338명(단체·기관 포함) 가운데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반 마두로’ 진영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마차도가 영예를 차지했습니다.
노벨평화상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거듭된 구애가 일단 올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사실 많지 않았습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장에 새겨진 노벨평화상의 이념과 정면충돌한다는 점에서 수상 가능성이 없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습니다.
노벨은 1895년 작성한 유언장에서 “국가 간의 우애, 상비군 폐지 또는 감축, 평화 회의 개최 및 증진을 위해 가장 많은 또는 가장 훌륭한 일을 한 사람”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라는 뜻을 남겼습니다.
이런 노벨의 유지에 따라 노벨위원회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 질서를 중시해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이런 질서를 해체하는 데 주력해 왔다는 점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자신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며 수상자 발표 하루 전인 9일에도 본인의 수상 가능성에 대해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이 없었다”며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이스라엘-이란, 파키스탄-인도 등 간에 벌어진 7개의 무력 충돌을 자신이 끝냈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날 발표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도 자신의 성과에 포함해 8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09년 핵확산 방지 및 중동 평화 노력을 인정받아 취임 첫해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전임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들(노벨위원회)은 상을 줬다”고 깎아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전 세계 각지의 전쟁 다수를 끝냈다는 주장을 자격의 근거로 내세웠지만, 이런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습니다.
트럼프가 ‘끝냈다’고 주장하는 이란-이스라엘 전쟁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대형 벙커 버스터 폭탄 투하 작전을 승인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인도-파키스탄 충돌도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선언했지만, 파키스탄과 달리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6%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부정적이었고,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2%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수상자에 대한 공식 추천 마감일은 트럼프 정부 출범 약 열흘 뒤인 1월 31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에 2기 행정부 출범 자체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중에 노벨평화상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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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아 기자 (gi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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