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말렸지만…골프 올인해 PGA꿈 이뤘죠
최종전 앞서 포인트 순위 13위
PGA 투어 진출 확률은 99%
올해 경비로 2억원 넘게 지출
꿈 위해 모은 돈 아깝지 않아
3㎞씩 뛰고 일기쓰기도 시작
우승하려면 더 발전해야죠

이승택(30·경희)이 지난 1월 미국프로골프(PGA) 콘페리투어에 간다고 했을 때 한국 골프계 관계자 대다수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던 데다 만 30세라는 늦은 나이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않고 발전을 거듭한 이승택은 10개월 만에 대다수의 예상을 깨는 데 성공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프렌치 릭의 프렌치 릭 골프 리조트에서 개막한 콘페리투어 파이널시리즈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 PGA투어 진출 확률을 99%까지 높인 그는 꿈의 무대 진입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승택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콘페리투어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힘들거나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도전하지 않았으면 평생 후회했을 것 같다. 콘페리투어를 누빈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기대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PGA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 임성재와 김시우, 김주형 등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은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만 30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승택은 "주변의 부정적인 이야기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결과에 관계없이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얻는 게 많다고 생각해서다. 콘페리투어에서 경쟁해보니 나이와 과거의 경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즌 초반 일정을 소화하면서 내 실력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이후 몇 가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원하는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골프채를 처음 잡았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가슴속에 품고 있던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든 이승택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현재에 만족하는 순간 발전은 멈춘다. 한계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게 정말 많다. PGA투어 우승 등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PGA투어 선수들의 실력은 콘페리투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들었다. 그곳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골프에 미쳐보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전역과 바하마, 파나마,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등을 오가며 생활하는 콘페리투어는 전 세계에서 경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프로골프투어 중 하나다. 24개 대회에 출전한 이승택 역시 올해만 벌써 2억원 넘게 사용했다. 그는 "콘페리투어에 도전하기 위해 2015년부터 착실하게 상금을 모아왔다. 이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올해 드디어 사용하게 됐다. 더 나은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라 그런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전 세계 특급 기대주들이 모여 있는 콘페리투어에서 살아남은 원동력으로는 각 상황에 맞는 구질 구사를 꼽았다. "올해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가 드로, 페이드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다. 작년까지 약점으로 꼽혔던 기복이 사라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공의 탄도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된 만큼 확실히 페어웨이, 그린 공략이 편해졌다."
올해부터 새로운 습관으로 만든 러닝과 일기 쓰기도 큰 힘을 보탰다. 이승택은 "시즌 막판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회가 끝나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3㎞씩 뛰고 있다. 여기에 대회를 치르면서 깨닫게 된 것들을 잊지 않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일기를 작성하고 있다. 두 가지를 꾸준히 한 효과가 성적으로 이어진 만큼 계속해서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PGA투어급 실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이승택이 최근 가장 집중해서 훈련하고 있는 건 1야드 단위로 거리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는 "스코티 셰플러(미국) 등 톱랭커들은 100야드 이내에서 웨지를 잘 다룬다고 들었다. 더욱 많은 버디를 잡아낼 수 있도록 웨지샷을 날카롭게 다듬어보겠다"고 설명했다.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준 메인 스폰서 경희와 프로 골퍼 최경주·박상현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이승택은 "혼자였다면 콘페리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보 효과가 작은 콘페리투어에서 활약하는데도 나를 믿고 후원해준 조준만 경희 대표님과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마음을 굳게 먹을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해준 최경주·박상현 프로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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