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성격 나오네…수지 vs 고현정, 찰떡같은 '광기'[TEN피플]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이코패스 캐릭터 연기는 양날의 검이다. 연기자로서 역량이 낱낱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잘 소화해내면 연기자로서 자신의 역량을 입증할 수도 있다. 최근 배우 수지와 고현정이 사이코패스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 분)가 인간 가영(수지 분)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넷플릭스 투둠 톱10 사이트에 따르면 '다 이루어질지니'는 지난 3일 공개 이후 사흘 만에 400만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5위에 올랐다.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수지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지닌 가영을 연기했다. 기존의 사이코패스 캐릭터들이 '악마'였다면 수지의 가영은 '악동'에 가깝다.

가영은 할머니 손에 자라며 후천적 학습을 통해 익힌 룰과 루틴을 철저히 지키는 인물. 사이코패스지만 '인간의 선한 의지'를 갖고 있다. 수지는 섬뜩하게 그려지던 기존의 사이코패스와는 또 달리 무뚝뚝한 엉뚱한 인물로 그려 독특한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지니가 "인간은 결국 다 타락한다"고 할지라도 가영은 "세상에 나쁜 건 나 하나"라며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귀찮을 정도로 소원에 집착하는 지니를 때리기도 하지만, 지니와의 키스를 위해 지니가 정해준 룰과 루틴을 기다리는 모습은 귀여움을 유발한다. 사회성은 떨어져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사회의 규범과 규칙을 지키는 가영 캐릭터를 수지는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수지의 무반응, 무표정 연기가 매력적인 이유다.

고현정은 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을 최종회 7.4%의 시청률로 마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 드라마는 20년 전 발생했던 연쇄살인마 '사마귀' 사건의 모방범죄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형사 차수열(장동윤 분)은 모방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엄마이자 연쇄살인마 '사마귀'였던 정이신(고현정 분)과 공조를 시작한다.
고현정은 극 초반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다.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표정, 미묘한 호흡 변화로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줬다. 또한 살인에 희열을 느끼는 모습부터 아들과의 공조에서 순간순간 모성애로 흔들리는 모습까지 인물의 복잡한 면면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차가운 살인마와 따뜻한 엄마를 오가는 광기 어린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사이코패스 연기는 자칫 잘못하면 극의 설정 자체를 흔들 수도 있다. 이에 배우의 연기력이 그대로 '들통'날 수도 있는 역할이다. 반면 잘 해내면 연기자로 또 한 번 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수지와 고현정은 후자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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