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휴가 중 국정자원 현장 방문···국힘 “형식적이고 뒤늦은 방문”

이재명 대통령이 휴가 중인 10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이 국정자원 현장을 직접 방문한 건 화재 사고 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제 전산 데이터는 국가 운영의 핵심”이라며 “무엇보다 복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의 국정자원을 방문해 화재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화재구역 배터리를 모아 둔 냉각 침수조를 둘러본 뒤, 실제 화재가 발생한 5층 전산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발화요인에 대해 묻고 적재방식에 대한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확인했다. 시찰을 마친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간담회를 주재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복구 진행 상황과 향후 조치 계획 등을 보고받았다. 또 주요 서비스의 신속한 복구 계획을 논의하고 실무자들의 고충과 의견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전산 자원의 중요도는 국방에 비견할만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신속한 복구와 확고한 재발 방지 대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비상근무 중인 행안부와 복구 업체 직원들이 신체적·정신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마련해 줄 것을 지시했다. 그는 현장 근무자들에게 “이제 전산 데이터는 국가 운영의 핵심이라는 걸 온 국민이 느끼게 됐다”며 “자부심을 갖고 일해달라”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또 “무엇보다 복구가 가장 중요하다”며 “예산이나 인력을 사용하는 데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화재 사고 발생 14일 만에 첫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식적으로 연차를 사용했지만 사안의 중요성과 복구인력의 격려 필요성 등을 고려해 방문을 결정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화재 후 2주가 지났는데도 복구가 더딘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자세한 상황을 보고받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야당이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 속 이 대통령의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을 두고 공세를 일삼은 데 대한 진화 차원이란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사태 14일 만에 대통령이 화재 현장 방문했다”며 “대형 화재 사고 현장을 뒤늦게 찾은 것은 국가적 재난 사태의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으로서 무책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전날 국정자원 화재로 중단된 행정정보시스템을 647개에서 709개로 정정하고, 그 중 193개 시스템(27.2%)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이충형 국민의힘 대변인은 “정부는 한때 647개 행정정보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어제는 실제 피해 시스템이 709개에 달한다고 말을 바꾸었다”며 “대통령은 형식적이고 뒤늦은 현장 방문으로 책임을 채우려 하지 말고 구체적인 복구 일정을 제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 등 책임 있는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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