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올해 대미 관세 4000억원 추산…관세율 50% 인상 직격탄

3~12월 납부액 2억8100만 달러 규모
2분기 영업이익과 맞먹어
“수출기업 부담 심각…한미 관세 협상 서둘러야”

▲ 포스코·현대제철 대미 관세 납부액 현황. /자료제공=박수영 의원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납부해야 할 관세가 약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세율이 6월부터 50%로 두 배 인상되면서 대미 수출 부담이 급증한 결과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구)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양대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납부해야 할 관세액은 총 2억8100만 달러(약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세가 부과된 3월부터 12월까지의 납부액을 합산한 결과로, 두 회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포스코의 대미 관세는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현대제철은 본사와 중계 상사가 제품별로 나눠 납부한다.

두 회사의 대미 관세 납부액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실은 양사와 협의 결과, 세부 납부액은 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비공개하기로 했다.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는 관세율 25%가 적용된 3~5월 각각 1150만 달러, 1220만 달러, 3330만 달러를 납부했으며, 6월부터 관세율이 50%로 인상되자 납부액이 426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로써 3~8월까지 납부한 금액은 총 1억4700만 달러(약 2100억원)에 달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또 9~12월 납부액을 월 3000만 달러 이상씩 총 1억34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는 상반기 수출 실적과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한 결과다.

한국철강협회는 "미국 전방산업 경기 둔화와 고율 관세 영향 등으로 하반기 한국산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은 상반기 대비 약 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량은 173만t(21억4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협회는 "3월 관세 25% 부과 이후에는 미국 내수가격 상승으로 수출이 유지됐으나, 6월 50% 부과 이후 급감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의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을 올해 대미 관세 납부에 모두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철강업계를 비롯한 자동차 등 수출 주력 기업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한미 관세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