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투표 아냐?”… 현대차 연구원들, 임단협 타결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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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상(임단협)을 지난달 마쳤지만,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최종 타결안에 불만이 팽배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원들은 대체로 올해 임단협 합의안이 기대에 못 미쳐 부결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예상과 달리 가결되자 부정 투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합의안을 도출하기 전에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는데, 남양연구소 등의 파업 찬성률이 눈에 띄게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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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은 모바일로, 임금은 현장서 투표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상(임단협)을 지난달 마쳤지만,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최종 타결안에 불만이 팽배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연구원은 조합원 찬반 투표 과정에서 부정 행위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사내 정보망과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올해 임단협 찬반 투표 과정에서의 부정 행위 가능성을 의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임단협 타결안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연구직 조합원들이 작성했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많았다.

작성자들은 노동조합 집행부가 임단협 찬반 투표를 모바일이 아닌 오프라인 현장 투표로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파업을 비롯한 각종 투표는 모바일로 진행하면서 임금 협상안 찬반 투표는 왜 직접 투표를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울산 공장에서만 개표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부분의 연구직 조합원은 남양연구소, 경기 의왕, 판교 등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작성자들은 “각 사업장에서 개표하면 되는데, 왜 수도권의 표를 울산까지 가져가 개표하는지 여러 차례 의문을 제기해도 집행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표 참관인 선정에서도 불공정한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작성자는 “투표 후 개표가 끝날 때까지 참관할 수 있는 사람은 노조 대의원과 노조 간부, 현장위원 등으로 제한된다”며 “일반 연구직 조합원들은 입회가 금지돼 있다”고 했다. 투표와 개표 과정에서 부당한 행위가 있어도 연구직 조합원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공장별·사업장별로 찬반 투표 수와 비율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집행부가 연구원들의 불만을 무마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원들은 대체로 올해 임단협 합의안이 기대에 못 미쳐 부결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예상과 달리 가결되자 부정 투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년 임금 협상 투표가 50% 초반의 찬성률로 가결된 점도 연구원들이 집행부를 의심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월 기본급 10만원 인상, 성과급 450%+1580만원 지급, 주식 30주 지급,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성과급 합산 총액은 1인당 4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성과급 규모를 두고 생산직 조합원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지만, 연구직 조합원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반적인 직장인 기준으로 보면 거액이지만, 경쟁사로 꼽는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지난 4일 타결한 올해 임금 협상 합의안에는 임금을 6% 인상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과급의 경우 개인별 산정 금액의 80%를 당해 연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1인당 성과급은 1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가 1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현대차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보다 대폭 오른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대차 노조는 합의안을 도출하기 전에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는데, 남양연구소 등의 파업 찬성률이 눈에 띄게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구원들은 실적이 개선됐던 최근 몇 년 동안 합당한 보상을 못 받고 있다는 불만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임금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갈등뿐만 아니라 노노(勞勞) 갈등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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