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지시 없었다” 박성재 구속 기로…특검은 ‘尹 내란공모’ 판단

이혜영 기자 2025. 10. 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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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계엄 못 막고 검사 파견 등 의혹도
박 전 장관, 혐의 전면 부인…내주 영장심사서 특검과 치열한 공방 전망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2025년 1월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구속 기로에 섰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박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불법 계엄에 동조 또는 방조한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박 전 장관은 불법적 행위나 부당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내란 특검팀은 9일 박 전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계획을 알리기 위해 불렀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를 심의한 국무회의와 이튿날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당시 법무부 수장이었다는 점에서 다른 국무위원에 비해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봤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국방부나 행정안전부처럼 계엄의 주무 부처는 아니지만 인권보호와 법질서 수호를 핵심 업무로 한다는 점에서 박 전 장관의 불법 계엄에 대한 책임 역시 다른 국무위원에 비해 더 무겁다는 게 특검팀의 시각이다.

박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동조·방조한 적이 없고,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사실상 계엄을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오히려 박 전 장관이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하는 등 적극 가담한 혐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청사로 돌아와 실·국장 등 10명을 소집한 간부 회의를 소집한 뒤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또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과 3차례 통화하고 임세진 법무부 검찰과장과도 연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심 전 총장에게도 합수부 검사 파견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와 함께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일 밤 신용해 당시 법무부 교정본부장, 배상업 출입국본부장 등과도 연쇄적으로 통화했다. 교정본부에는 정치인 등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 점검 및 확보를, 출입국본부에는 출국금지팀 대기를 지시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실제로 박 전 장관 지시 후 입출국금지와 출입국 관련 대테러 업무를 맡는 출입국규제팀이 법무부 청사로 나와 대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025년 2월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성재 "통상 업무 했을 뿐" 반박

박 전 장관은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 특검팀에 출석한 박 전 장관은 13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후 혐의와 관련해 "통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심우정 전 총장이나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적 이 없다. 누구도 '체포하라, 구금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은 동시에 특검법의 위헌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계엄 직후 열린 법무부 간부 회의는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자리였으며, '검사 파견 검토'는 합동수사본부가 구성되면 인력 차출이 필요한지 따져보라는 원론적인 지시였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교정본부 수용 여력 확인 지시도 계엄 이후 소요·폭동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측은 내주 초로 예상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한덕수 전 총리 신병확보 불발에 이어 일정부분 특검 수사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8월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중요한 사실관계 등의 법적 평가와 관련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기각하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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