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숱한 비판 끝에 입 연 게 “영화 본 게 죄냐?”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0. 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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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왜곡 ‘건국전쟁2’ 관람 강행 후 “역사 입틀막 안 돼”
유족·정치권 “책임 회피의 언어”… 지역구서도 반발
장동혁 대표가 7일 ‘건국전쟁2‘ 관람 이후 청년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숱한 비판이 쏟아진 뒤였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사과 대신 돌아온 건 반박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오히려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논란의 불씨를 끄기보다, 되레 더 크게 지폈습니다.

■ “역사는 입틀막 대상 아니다”… 사과보다 반박

장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의 한 영화관에서 ’건국전쟁2‘ 를 관람했습니다.
이 영화는 제주 4·3 당시 민간인 학살을 주도한 박진경 연대장을 ‘학살자’가 아닌 ‘희생적 군인’으로 묘사하며 이미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작품입니다.

장동혁 대표가 7일 ‘건국전쟁2‘ 관람 이후 청년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4·3기념사업위원회는 이튿날 공동 성명을 내고 “4·3 당시 제주도민에 대한 탄압에 앞장섰던 박진경 대령 등을 미화하는 영화에 대한 감사 표시는 3만 명의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역사를 짓밟고 제주도민을 모욕했다”며, ”그 발언에는 분명히 책임이 따른다”고 경고했습니다.

장동혁 대표가 9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그럼에도 장 대표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역사는 검증의 대상이지 ‘입틀막’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희생이 있었다고 해서 다른 시각이 금지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화 보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건 또 하나의 프레임이자 역사 훼손”이라는 발언은 비판 여론을 향한 정면 반박이었습니다.

■ “다양한 시각”이 아니라 “역사적 퇴행”

장 대표는 “역사적 사실은 고정돼 있지만, 기록은 고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겉으로는 열린 사고처럼 들리지만, 그 말이 향한 곳은 명확합니다.
이미 국가가 인정하고 사과한 사건을 “다른 시각”이라 포장하며, 사실과 허구를 같은 무게로 올려놓은 셈입니다.

출발부터 어긋났습니다.
‘건국전쟁2’는 제주 4·3을 ‘공산 폭동’으로 묘사합니다.
김대중 정부가 2000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특별법’을 제정했고,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잇따라 공식 사과했습니다.

국회는 2021년 특별법을 전면 개정해 피해자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이미 ‘해석’을 말할 단계는 끝났습니다.


법으로 규정된 사실을 외면한 ‘관점’은 더 이상 존중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1야당 대표는 그 합의의 기초를 흔들며 “다른 관점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관람의 자유를 내세워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이는 ‘관점의 존중’이 아니라 ‘역사적 퇴행’이자 몰염치의 극단이라는 비판을 자초했습니다.

정치적 다양성의 무게 중심은 표현이 아니라 책임에 있습니다.

공당의 대표로서 국가적 합의와 사법적 결론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채 아무런 죄책감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정치의 언어가 아닙니다.
그 발언은 이미 진실의 무게를 잃은 공허한 소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 지역구에서도 “보령서천을 부끄럽게 했다”

비판은 이제 지역으로 번졌습니다.
장 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서천에서도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보령서천지역위원회는 9일 성명을 내고 ”보령서천을 부끄럽게 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민생을 살피라”고 촉구했습니다.

지역위원회는 “해당 영화는 제주 4·3을 공산주의 폭동으로 왜곡하고 박진경 대령 등 가해자를 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제주도민뿐 아니라 역사의 진실을 지키려는 국민 모두, 특히 장 대표를 선택한 지역민에게 크나큰 모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1야당 대표로서 유족과 시민사회의 정중한 요청을 묵살한 채 영화 관람을 강행한 것은 책임 있는 정치가 아니라 극우 역사관에 편승해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 내부에서도 “불필요한 논란 자초”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보수 결집용 행동 같다”고 했고, 김소희 의원은 “논란이 일 걸 알면서 왜 이런 행보를 택했는지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지도자의 언어가 설득이 아닌 선동으로 읽히는 순간, 정당 전체의 신뢰는 흔들립니다.

■ 자유는 면죄부가 아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진실을 부정할 자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4·3은 이미 국가가 인정한 공권력의 폭력이자 수많은 민간인의 희생으로 기록된 현대사의 비극입니다.

그 앞에서 “다른 시각도 필요하다”고 말하는 건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일이며, 합의된 진실 위에 또 다른 상처를 남기는 일입니다.

장동혁 대표의 해명은 ‘사과’가 아니라 억지스러운 ‘정당화’였습니다.

정치가 역사를 다시 흔들 때, 그 피해는 늘 약한 쪽을 향합니다.

그럼에도 제1야당 대표의 거듭된 확언은, 이미 확정된 진실 앞에서 정치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와 그 자격을 다시 묻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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