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해서 금…너무 올라서 ‘불안’

달러 약세·미 ‘셧다운’ 등 영향
연준, ‘금리 인하 시사’도 요인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매입 가속
올 50% 급등, 오일쇼크 후 최초
추가 랠리 전망 속 ‘급락’ 경고도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달러 약세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에 따른 불확실성이 금값 상승세의 추가 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1온스(약 8.3돈)당 4070.5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4004.4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4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4000달러대에 안착한 것이다. 금값은 올 들어 무려 50% 이상 급등했다. 금값이 이렇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중동발 ‘오일 쇼크’로 전 세계 인플레이션 충격이 컸던 1979년 이후 처음이다.
은값도 이날 장중 온스당 49.57달러에 거래되며 2011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은 달러 약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인플레이션 우려에다 최근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통상 금값은 안전자산인 달러가 약세일 때 오르는 경향이 있다. 올해 들어 달러는 안전자산으로서 지위 약화, 미국 재정 건전성 우려 등으로 지난해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말 108대였지만 최근 98대까지 떨어졌다.
연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시사한 것도 금값 상승 배경이다. JP모건에 따르면 과거 7차례 금리 인하 사이클(주기) 중 6차례에서 금은 9개월 후 가격이 평균 7.2%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도 금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다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실질금리 하락 기대가 증가했다”며 “실질금리가 낮아지면 채권의 매력은 감소하고, 무이자자산인 금의 매력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금값이 4000달러를 돌파한 동력이다. 지난 8월 기준 금 ETF의 금 보유량은 3691t으로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서방이 2022년 러시아 외환보유액을 동결하자 신흥국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은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제재 위험이 없는 금 매입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자금이 금으로 몰리게 했다.
금값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추가 상승 랠리를 예상하는 의견뿐 아니라, 조정이 임박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을 이유로 2026년 12월 금값이 49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860년대 이후 금값이 장기 상승한 뒤에는 항상 큰 폭의 하락이 뒤따랐다고 짚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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