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부산 4시간대…남해안 철도길 열렸다

송민섭 기자(song.minsub@mk.co.kr) 2025. 10. 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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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조 투입' 목포보성선 타보니
장흥·강진·영암 등 6개역 신설
영·호남 잇는 남해안 축 완성
특산품·관광산업 활력도 기대
전남 서남해안을 잇는 목포보성선이 지난달 27일 운행을 시작했다. 전남도

"목포에서 부산에 가려면 7시간이 걸렸는데, 이젠 빨리 갈 수 있어요. 여행하기 좋아졌죠."

9일 목포역 승강장에 붉은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섰다. '남도의 새 길'을 상징하듯 반짝이는 차체를 자랑하는 열차가 멈춰 서고 문이 열리자 시민들의 환성이 쏟아졌다.

객실 내부는 기존 열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새로 단축된 소요 시간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승객들은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거나 노선을 확인하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한쪽에는 가족 단위 승객이, 다른 한쪽에는 등산복 차림의 중년 부부들이 줄을 섰다.

지난달 27일 개통한 목포보성선은 목포 임성리역에서 신보성역까지 82.5㎞ 구간을 새로 연결한 노선이다. 총사업비만 1조6459억원이 투입돼 23년 만에 완공됐다. 기존에는 목포에서 부산을 가려면 광주를 거쳐 7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이번 개통으로 2시간 이상 단축된 4시간대에 부산으로 갈 수 있게 됐다. 남해안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철도망이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열차가 목포를 떠나 영산강을 건너고, 강진평야와 해남의 들녘을 가로지르는 동안 차창 밖 풍경은 빠르게 흘러갔다. 무엇보다 체감되는 건 시간이다. 목포~보성(신보성역) 구간 소요 시간은 기존 150분에서 65분으로 줄었다. 85분이나 단축된 셈이다. 동행한 승객 김상렬 씨(62)는 "예전에는 보성 친척집에 가려면 반나절 가까이 걸렸는데, 이제는 아침에 출발해 점심에 도착할 수 있다"며 "열차를 더 자주 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목포보성선 개통으로 신보성, 장동, 전남장흥, 강진, 해남, 영암 등 여섯 개 역사가 신설됐다. 각각의 역사는 지역을 알리는 '작은 전시관' 역할을 한다. 녹차밭의 고랑을 형상화한 신보성역은 초록빛 구조물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암역에는 월출산 봉우리가 디자인으로 반영됐다.

현재 목포보성선에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투입돼 목포~부전(부산) 구간을 하루 총 4차례 오간다. 새마을호 2회, 무궁화호 2회다. 소요 시간은 새마을호 기준 약 4시간40분. 기존처럼 광주송정역을 거쳐 돌아갈 경우 6시간50분가량 걸리던 것에 비하면 두 시간 넘게 빨라졌다.

2030년 광주송정~순천 전철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목포에서 부산까지 KTX-이음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경우 이동 시간은 2시간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부는 "남해안 전역을 하나의 생활·관광권으로 묶을 수 있는 교통망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목포보성선 개통은 전남 서남권을 전국 철도망에 편입시킨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목포에서 순천·부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광주송정을 거쳐 우회해야 했지만, 이번 개통으로 서남부권에서 곧바로 동부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우선 물류 측면에서 강진·해남·영암·보성 일대의 농수산물과 특산품 수송 효율이 크게 높아진다. 신선식품의 수송 시간이 단축되면서 경쟁력이 강화되고, 해남 한우·보성 녹차·강진 청자·장흥 굴비 같은 지역 브랜드의 시장 확장도 기대된다. 관광 부문에서도 효과가 크다. 목포, 해남, 보성은 이미 개별적으로 관광지가 각광을 받아왔지만, 이번 철도 개통으로 '남도 관광벨트'가 연결되면서 체류형 관광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호남을 직접 연결하는 첫 동서 횡단 철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철도망은 경부축(서울~부산)과 호남축(서울~목포)이라는 두 개의 큰 세로축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지만, 남해안을 따라 동서로 이어주는 가로축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목포보성선은 전남과 영남을 잇는 관광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전남의 새로운 핵심 인프라 조성이 남해안 전체의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목포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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