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현장] '201cm K리그 최장신' 막으려 얼떨결에 데뷔전까지... 천안 신인 유은상, "곤잘로, 내 데뷔 지분 70%"

임기환 기자 2025. 10. 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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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천안)

"곤잘로 덕에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K리그2(2부) 천안시티FC 수비수 유은상이 마침내 고대하던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유은상은 8일 오후 2시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2부) 2025 33라운드 부산아이파크전에서 후반 26분 김서진을 대신해 그라운드로 투입됐다. 

조성용 감독대행은 프로 경험이 없는 유은상을 벤치 명단에 적어 넣었다. 2m가 넘는 K리그 최장신 부산 곤잘로 봉쇄용이었다. 유은상은 프로필상 신장은 193cm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 190cm이라고 한다. 곤잘로와 10cm가량 차이가 나지만, 천안에서는 장신 공격수에 대적할 수 있는 장신 센터백. 유은상도 "(경기 전 감독님으로부터) 곤잘로를 막아야 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곤잘로가 투입될 때 '곧 들어가겠구나' 생각하고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조 대행은 사전 인터뷰에서 웬만하면 선발로 투입한 스리백 수비수들을 잘 바꾸지는 않는다고 했다. 수비수들은 경기 전반을 읽어내야 하기 때문에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는 게 그가 밝힌 이유.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비교적 이른 시간대에 유은상을 투입했는데,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조 대행은 "양쪽 사이드백을 다 교체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강)영훈이를 왼쪽으로 한칸 더 올리고 은상이가 들어갔다. 원래는 (박)준강이를 왼쪽으로 보내고 (이)상명이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준강이가 그쪽에서 잘 하고 있어서 영훈이를 올리는 걸로 대체했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어쨌든 곤잘로가 후반 9분 윤민호를 대신해 투입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유은상 투입에 영향을 미쳤다. 유은상은 "70% 정도는 곤잘로에게 지분 있다"라며 "생각보다 많이 크더라. 막기 힘들었다. 위기도 있었지만 (구)자웅(골키퍼)이 형이 막아줘 실점 없이 끝냈다"라고 곤잘로를 상대한 소감을 밝혔다.

유은상은 후반 추가시간 6분 포함 25분을 소화했다. 유은상은 "실감이 잘 안 난다. 얼떨떨하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정신없이 지나갔다"라며 "그래도 생각보다는 할 만했다. 기회를 받고 투입될 수 있어 행복하다. 이기진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데뷔전"이라고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2003년생 유은상은 한양공업고등학교와 아주대학교를 졸업하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천안에 입단했다. 그렇지만 10월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주로 B팀에 머물렀다. 이 시기에 대해 그는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했다. 초반에 다치기도 해서 마음이 안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전을 뛰지 못하는 시간은 하염없이 길어졌다. 시즌 개막부터 반년 넘게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유은상은 "경기를 많이 못 뛰니까 감각도 떨어지는 거 같고, 들어가서 뭘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생겼다"라며 당시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그렇지만 유은상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개인 운동을 많이 했고, 체력적으로도 열심히 올렸다. 그 결과 이번 경기에 맞춤형으로 엔트리에 들어갔고, 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2m가 넘는 거구 곤잘로는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실제 후반 세트피스 상황에서 빌레로의 프리킥에 이은 곤잘로의 헤더 슈팅이 천안의 오른쪽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유은상은 "공중볼에 자신 있었는데, 곤잘로 만나고는 아닌 거 같다. 아쉬워서 보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스피드 역시도 보완해야 한다. 후방 빌드업은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그에게 롤모델은 같은 팀 선배 마상훈이다. 마상훈은 1991년생으로 유은상과는 띠동갑이다. 유은상은 "내 롤모델은 마상훈"이라며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옆에 있으면 엄청 든든한 선배다. 안정적 수비력과 빌드업을 갖췄다"라고 엄지를 치켜 들었다.

해외 리그에서의 롤모델로는 1살 선배인 이한범을 꼽았다. 이유로는 "내가 원하는 수비적 부분이랑 헤딩 등 개인적으로 닮고 싶은 부분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행에게 하고 싶은 어필을 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열심히 해서 체력도 올라왔다. 믿고 써주신다면 최선 다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라며 신인다운 다짐을 내보였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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