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 프리'의 배신, 살은 안 빠지고 건강만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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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악병(celiac disease)이라는 자가면역질환이 있다.
이런 병을 가진 분들은 글루텐 단백질이 들어간 식품을 먹으면 안 되기에, 글루텐 프리 식단이 필수적인 의학적 처방이었다.
그런데 이 식단이 갑자기 건강에 좋고 살이 빠지는 유행 다이어트로 알려지면서 글루텐 프리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폭증했다.
오늘날 글루텐 프리 식품이 그 어느 때보다 흔해졌지만, 글루텐은 실제로 일반인들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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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악병(celiac disease)이라는 자가면역질환이 있다. 드물지만 땅콩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처럼, 셀리악병은 밀로 만든 식품에 포함된 글루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병이다.
소장에 염증을 일으켜 '장 누수'(leaky gut)를 일으켜 소화불량, 복부 팽만, 설사 등 일반적인 증세와 빈혈, 골다공증, 소아 성장장애 등 영양소 결핍에 의한 증세가 발생할 수 있는데, 미국인의 경우 셀리악병의 발병 빈도는 약 0.7% 정도다 [1].
이런 병을 가진 분들은 글루텐 단백질이 들어간 식품을 먹으면 안 되기에, 글루텐 프리 식단이 필수적인 의학적 처방이었다. 그런데 이 식단이 갑자기 건강에 좋고 살이 빠지는 유행 다이어트로 알려지면서 글루텐 프리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폭증했다. 하지만 사실 이 식단은 셀리악병 환자를 위한 식단이지 일반인을 위한 식단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에게 글루텐은 특별히 생각할 필요가 없다
오늘날 글루텐 프리 식품이 그 어느 때보다 흔해졌지만, 글루텐은 실제로 일반인들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진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글루텐을 건강에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사람들은 유명인이 그렇게 한다는 말을 듣고 따라 하는 예도 있다.
글루텐 관련 질병이 있는 사람에겐 글루텐 프리 식단이 필수지만, 일반인들이 글루텐 프리 식단을 따라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정답은 '노(No)'다.
글루텐 프리 식단은 밀을 원료로 하는 식품(흰빵, 통밀빵, 베이글, 시리얼, 파스타, 피자, 스파게티, 팬케이크 등)을 완전히 제거한 식단으로 쌀과 감자는 허용하고, 고기, 닭고기, 계란, 유제품, 그리고 채소 섭취를 권장한다.
쉽게 말해서 서양인의 주 탄수화물 공급원인 빵을 먹지 말고, 그냥 글루텐과 상관없는 동물성 식품을 맘껏 먹으라는 것이다. 결국 글루텐 프리 식단은 살짝 변형된 저탄고지(低炭高脂, Low carb - High fat) 식단이나 다를 바 없다. '여우 피하려다 범 만나는' 격이다.
영양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보신 분은 저탄고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걸 금방 아실 것이다. 건강은 상관없이 오직 체중만 줄이는 게 목표라면 그리해도 된다. 하지만 건강하게 체중을 줄이려면 저탄고지는 절대로 따라 하면 안 되는 식이요법이다. 환자를 위한 식단인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 역시 일반인에게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글루텐 프리 식품은 일반인의 건강에는 불리하다
기존 밀가루 식품과 비교했을 때, 글루텐 프리 식품은 섬유질이 부족하고, 비타민 B, 엽산, 칼슘, 철분, 마그네슘, 아연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다. 반면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의 함량이 높아 건강에 해롭다 [2].
특히 섬유질이 부족하니 변비가 잘 생기고 [3], 섬유질 부족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불러오고, 대장 세포의 에너지원인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 생산이 저하되어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 (아래 도표) [4].

빵, 과자, 파스타, 시리얼 등 대표적인 글루텐 프리 식품 654종과 글루텐이 포함된 동일 종류의 일반 식품 654종을 비교한 결과, 글루텐 프리 식품은 일반 식품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은 2~3배 낮았고, 지방 함유량은 2배 높게 나타났다. 단백질(글루텐)을 뺀 대신 지방으로 채운 글루텐 프리 식품이 많다는 의미다 [5].
글루텐 프리 식품은 쫄깃한 맛이 없고 식감이 퍽퍽하기에, 쫄깃한 맛을 내기 위해 가공된 옥수수나 감자 전분을 사용하고, 이 과정에서 설탕과 지방이 더 많이 첨가되어, 살을 빼게 해 준다는 광고와는 달리 오히려 살이 더 찔 수 있다 [6].
실제로, 셀리악병을 확진 받고 글루텐 프리 식사를 한 1000명 환자를 3년간 관찰한 결과, 정상체중 환자의 16%에서 과체중이 되었고, 과체중 환자의 22%는 살이 더 쪄서 비만이 되었다 [7]. "Lose the wheat, lose the weight(밀을 멀리해서 살을 빼자)"라는 모토로 글루텐 프리 열풍을 일으킨 'Wheat belly(밀가루 똥배)'의 저자 윌리엄 데이비스는 날씬해졌을까? (아래 사진) [8].

'글루텐 프리 식단'은 저자의 주장과는 달리 살이 빠지지 않았다. 키토제닉 또는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창시자 앳킨스(Atkins) 박사가, 정작 자신은 고도 비만에 심장병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처럼, '글루텐 프리 식단'은 또 하나의 눈속임 다이어트(Gimmick diet)로 지나가는 유행에 불과하다.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A Rubio-Tapia, JF Ludvigsson, TL Brantner, et al. The prevalence of celiac disease in the United States. Am J Gastroenterol 2012;107(10):1538-44.
2. G Vici, L Belli, M Biondi, V Polzonetti. Gluten free diet and nutrient deficiencies: A review. Clinical nutrition 2016;35(6):1236-1241.
3. F Cristofori, M Tripaldi, G Lorusso, et al. Functional Abdominal Pain Disorders and Constipation in Children on Gluten-Free Diet. Clin Gastroenterol Hepatol 2021;19(12):2551-2558.
4. Y Sanz. Effects of a gluten-free diet on gut microbiota and immune function in healthy adult humans. Gut microbes 2010;1(3):135-137.
5.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1563307
6. Johns Hopkins Medicine https://www.hopkinsmedicine.org/health/conditions-and-diseases/celiac-disease/what-is-a-glutenfree-diet
7. TA Kabbani, A Goldberg, CP Kelly, et al. Body mass index and the risk of obesity in coeliac disease treated with the gluten-free diet. 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2012;35(6):723-729.
8. Jo-Ann Brondin https://joannblondin.com/three-things-learned-dinner-william-davis-md-author-wheat-belly/
송무호 동의의료원 의무원장 (mhs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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