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간당했다" 무고에 인생 무너지는데…수사공백 우려

#A씨는 해바라기센터에 "강간당했다"고 신고하며 DNA검사를 의뢰했다. 한 달 뒤 A씨는 경찰서에 '대학 남자동기생인 B씨가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던 자신을 깨워 유사강간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주장한 피해 날짜와 DNA 검사일이 2주 간격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추가 수사를 벌인 결과 A씨가 허위 고소한 사실을 확인, 무고죄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A씨는 B씨를 상해한 사건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받던 중이었다.
#크로아티아 국적 선원 A씨는 모텔 2층에 설치된 지붕 위에 올라간 B씨의 손을 고의로 쳐 추락하게 해 척추골절상을 가한 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자인 B씨와 목격자인 C씨가 진술을 계속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떨어지자 무고 사건을 의심하고 추가수사를 벌였다. 수사 결과 B씨가 실수로 추락한 것임에도 선주로부터 치료비를 받을 목적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씨를 가해자로 허위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억울하게 구속됐던 A씨는 석방됐고 관련자들은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개혁으로 검사의 수사개시권이 전면 폐지되면 위증·무고 사건에서 수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무고 인지를 위한 보안수사요구, 재수사요청도 불가능해 검찰이 경찰에 관련 수사를 맡길 방법도 없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개혁 후속입법 과정에서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5~2018년 검찰이 인지한 위증·무고 사건이 매년 1000건 안팎이었는데 수사권조정이 이뤄진 2021~2022년엔 절반 아래로 뚝 떨어졌다.
2021년 수사권조정으로 위증·무고 범죄에 대한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폐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무고 사건은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을 때만 검찰이 수사할 수 있었는데 허위로 고소·고발한 사건 상당수가 불송치 사건이었기 때문에 수사개시 자체가 불가능했던 영향도 컸다.
무고와 위증과 같은 사법질서방해 범죄는 대부분 수사를 마무리 짓고 기소여부를 판단하거나 재판하는과정에서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즉 검사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거나 불송치된 기록을 경찰에 돌려보내며 밝혀진 사실관계 등을 바탕으로 무고 사건을 인지해 수사하거나, 재판에서의 진술이 거짓임을 인지해 수사를 벌이는 식이다.

◇직접수사권 사라진 빈 자리 어떻게 메우나
2022년 9월 시행령 개정으로 두 범죄가 다시 검사의 수사개시 대상에 포함되면서 적발건수가 일부 회복됐지만 검찰개혁으로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전면폐지되면 위증·무고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길이 다시 사라질 우려가 나온다.
검사가 직접수사를 하지 못하면 보완수사요구와 재수사요청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경찰이 송치·불송치한 사건을 각각 다시 수사해달라고 사건을 돌려보내는 제도지만 현행 제도로도 경찰에 무고사건 인지를 요청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에 따르면 보완수사요구는 '송치사건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유지에 필요한 경우'(형소법 제197조의2)에 할 수 있는데 무고 사건은 송치사건과 별개로 인지한 사건인 만큼 경찰에 보완수사요구를 할 수 없다. 아울러 무고 사건은 재수사요청 사유인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 것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형소법 제245조의8)에도 해당하지 않아 무고 인지를 위한 재수사요청도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소송기록과 재판경과, 증언의 내용과 맥락 등을 파악해 위증 여부를 가려야 하는데 경찰이 공판절차에 직접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개혁 후속 과정에서 위증·무고와 같은 특정범죄에 한해 최소한 수사개시요구권을 신설해 경찰이 관련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검 관계자는 "사법질서방해 범죄가 만연해지면 불필요한 사법비용이 증가하고 사법불신이 조장될 우려가 높다"며 "위증·무고 범죄에 대한 수사총량이 감소해 실체적 진실 발견이 저해될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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