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치 증명한 K바이오 플랫폼, 차세대 주자 후보는
올릭스·에이프릴바이오 등 차세대 기업 성과도 가시화…"추가 성장 잠재력 여전"

국내 대표 바이오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이전 및 상업화 성과를 앞세워 높은 기업가치 형성에 성공했다. 이에 이미 덩치가 커진 앞선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은 작지만, 그에 못지 않은 기술 잠재력을 앞세워 성과를 가시화 중인 차세대 플랫폼 기업에 시장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프릴바이오, 올릭스 등은 최근 주목할 만한 기술이전 성과 또는 기대감으로 업계 차세대 플랫폼 기술이전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를 글로벌 기업에 이전한 뒤, 임상 진척에 따른 또 한번의 상업화 품목 배출 가능성을 보유한 유력 주자들이다.
바이오 플랫폼 기술은 현재 업계 기술이전과 글로벌 상업화를 주도 중인 분야다. 플랫폼 기술은 약물의 전달성 또는 효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이는 특정 적응증을 노리는 신약 후보보다 많은 사업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아직 독자 신약개발 전 과정을 완수하기엔 비교적 영세한 국내산업 규모에 최적화된 사업 영역으로 꼽힌다.
해당 분야서 대표적 성과를 거둔 곳들이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다. 알테오젠는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변경하는 제형 변경기술 'ALT-B4'를 기반으로 6건의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특히 전세계 매출 1위 항암제인 MSD 키트루다의 SC제형에 적용돼 최근 허가까지 성공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기술이전한 국내 바이오 기술이 상용화로 이뤄진 첫 사례다. 해당 계약은 알테오젠이 시가총액 25조원 규모의 코스닥 1위 업체가 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 시리즈를 보유한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앞서 사노피에 자사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 후보 수출에 이어, 올해 GSK와 플랫폼 기술 자체에 대한 이전 계약까지 잇따라 성공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2만원대였던 회사 주가는 현재 10만원 안팎을 오가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양사가 큰 폭의 기업가치 성장에 성공한 만큼, 아직 규모가 작지만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중이다. 올릭스는 차세대 RNA 간섭(RNAi) 치료 기술이 주목받는다. siRNA 기술은 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RNAi 기술로 질병 원인 단백질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치료 효과를 노린다.
하지만 음전하(-)를 띠는 큰 분자인 탓에 자체적으로 세포안으로 들어가기 어렵고, 세포 내 전달을 위한 전달체가 필요하다. 면역반응과 비특이성 등도 한계로 지적된다. 올릭스는 세포 내 전달 문제가 상용화 장애물이라고 판단, 자체 설계 및 전달기술을 융합해 '비대칭+자가전달' siRNA 구조 기술인 'asiRNA 플랫폼'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면역반응은 낮추고 스스로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완성했다.
해당 기술은 간질환 타깃에 특화된 'GalNAc-asiRNA' 기술로 범위를 넓혔고, 이를 적용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OLX702A'를 지난 2월 미국 일라이릴리에 9000억원 규모로 이전하며 빛을 발했다. 이후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과 피부모발 공동연구 계약까지 잇따라 성사시키며 파트너십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약물 효능은 높이고, 반감기는 늘리는 'SAF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사다. 2021년 덴마크 룬드벡에 5600억원 규모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 2024년 미국 에보뮨에 6500억원 규모로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APB-R3'를 기술이전하며 주목받았다.
두 물질은 그동안 각각 갑상선안병증(APB-A1)과 아토피 피부염(APB-R3) 대상 임상을 진행해 왔는데, 최근 각 파트너사를 통해 신규 적응증이 공개되며 확장성을 입증한 상태다. 타깃 적응증에 따라 신약 후보가 공략 가능한 시장도 커지는 만큼, 물질 가치와 플랫폼 기술 자체에 대한 재평가 기회를 잡은 셈이다. 특히 현재 임상 중인 각 적응증의 주요 임상 결과가 내년 공개되는 만큼 추가 가치 입증 기회도 남아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바이오텍 생태계가 글로벌 임상 진입 확대, 기술 수출 증가, 플랫폼 기술들의 글로벌 상업화 성공 등 구조적 변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국내 기업들의 임상 성과와 기술이전 성과가 구체화되면서 실적 기반의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며, 특히 유망 중소형 바이오텍의 경우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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