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미 하나로 2억 막았다”… 제주시농협 강옥경 과장, 전화 한 통이 멈춘 순간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0. 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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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AI로 합성한 음성과 위조된 공문, 불법 데이터 거래까지 얽혀 이제는 목소리만으로도 사람을 속이는 시대입니다.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농협 직원이 고객을 설득했고, 전화 너머의 '검찰 조사관'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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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P 재발급 요청 뒤 이상 감지… 경찰과 공조해 보이스피싱 2억 원 피해 차단
제주시농협 외도지점 강옥경 과장(왼쪽 두 번째)이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공로로 제주서부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농협 제공)


보이스피싱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AI로 합성한 음성과 위조된 공문, 불법 데이터 거래까지 얽혀 이제는 목소리만으로도 사람을 속이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제주시농협 외도지점의 한 창구에서는, 기술보다 빠른 ‘직감’이 작동했습니다.
OTP 재발급을 요청한 고객의 말투와 행동에서 이상을 감지한 강옥경 과장은 즉시 전산을 조회했습니다.

며칠 전 인근 농협에서 전자금융 이체 한도가 상향된 기록이 확인되자, 그는 곧장 해당 지점과 경찰에 연락했습니다.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농협 직원이 고객을 설득했고, 전화 너머의 ‘검찰 조사관’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한 번의 판단으로 지켜낸 돈은 약 2억 원.
예금 송금 직전이었던 거래는 곧바로 중단됐고,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 등록과 휴대전화 초기화까지 신속히 이뤄졌습니다.

농협 제주본부 관계자는 “AI 모니터링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의 직감”이라며, “이번 사례는 금융 현장에서 경계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같은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최근 다소 줄었지만, 피해 규모는 계속 불어나고 있습니다.

9일 국회 김현정 의원실이 공개한 ‘최근 5년간(2020~2024년) 추석 연휴 기간 중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총 1만7,493건의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액은 1,739억 원에 달했습니다.

피해 건수는 2021년 4,677건에서 2024년 3,132건으로 감소했지만, 피해액은 오히려 703억 원으로 치솟았습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세 배 가까운 수준입니다.

건당 평균 피해액도 폭발적으로 커졌습니다.
2021년 487만 원이었던 평균 피해액은 2024년 2,244만 원으로 4.6배 증가했습니다.
AI 딥보이스 기술과 위조 영상, 불법 데이터 거래가 결합하면서 범죄 조직이 개인의 신뢰 체계를 정교하게 파고든 결과로 분석됩니다.

보이스피싱은 이제 ‘전화를 받는 순간’ 시작됩니다.
범죄의 무게는 기술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로 바뀌었고, 그 속도를 이긴 건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판단이었습니다.

강옥경 과장은 평범한 하루의 창구에서 위기를 감지했고, 그 한 번의 결단으로 고객의 전 재산을 지켰습니다.
그 판단은 지금도 금융 현장 최전선에 중요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돈보다 빠른 직감, 그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죠.
전화 한 통이 인생을 흔들 수 있다면, 그걸 막는 건 결국 사람의 눈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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