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품격 있는 도시 인천, 어떻게 만들 것인가?

김천권 2025. 10. 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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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도시는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 아니다. 삶의 질을 결정짓는 공간이자, 장소의 가치와 수준을 보여주는 종합 시스템이다. 도시가 도시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물리적 기반 시설, 즉 도로, 전기, 상하수도, 통신, 가스 같은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 쇼핑, 여가, 휴식, 문화예술 등의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충족되어야 도시다움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인프라가 잘 작동할 때, 우리는 그 도시를 '그럭저럭 살만한 곳'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제 도시 경쟁력은 '그럭저럭'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람들은 더 나은 환경, 더 감동적인 공간, 더 특별한 도시를 원한다. 바로 품격 높은 도시다.

고품격 도시란 무엇인가? 단순히 잘 사는 도시, 편리한 도시가 아니다. 도시만의 고유한 매력을 갖고, 그 속에서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는 도시, 그것이 진정한 고품격 도시다. 선진도시들은 이 점을 간파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실행해 왔다. 스페인 빌바오는 쇠퇴한 공업도시에서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탈바꿈했다. 그 중심에는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미술관이 있다. 단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 전체의 정체성과 위상을 바꾼 것이다. 일본의 작은 섬 나오시마도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중미술관과 베네세하우스로 인해 '예술 섬'으로 자리 잡았다.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는 폐철로를 창의적으로 재활용해 도시의 새로운 명소로 재탄생시켰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기반 시설을 잘 갖춘 것만이 아니라, 도시의 철학을 담은 상징적 인프라, 그리고 그 인프라를 통해 시민과 방문자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경험을 설계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인천은 무엇을 해야 하나? 인천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공항과 항만을 갖춘 동북아의 거점이자, 섬과 바다, 강, 도심이 어우러진 복합적 도시 환경을 지닌 곳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시민의 삶과 도시 브랜드로 충분히 발현되고 있지 않다. 이제 인천도 변화해야 한다. 단순한 개발이 아닌, '인천다움'을 드러낼 상징 인프라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해양을 테마로 한 문화예술 단지, 개항의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복합 거리, 공항과 도시를 연결하는 글로벌 도시공간 등은 인천만이 가질 수 있는 콘텐츠다. 고품격 도시는 단지 경제적 수준이 높은 도시가 아니다.

시민의 감성과 자긍심, 그리고 도시의 미래 철학이 어우러진 도시다. 인천은 그 잠재력을 이미 갖고 있다. 이제는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품격 있는 도시, 인천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야 할 때다.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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