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데 아빠 키 훌쩍"…같은 유전자인데 요즘 아이들 더 큰 이유
황진순 닥터황 성장의원 원장 인터뷰
"영양 채워지며 키 커…과잉은 금물"

요즘 '키도 경쟁력'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드림 렌즈(시력 교정), 치아 교정과 함께 '성장 호르몬'이 자라는 아이를 위한 3대 의료 처치로 꼽힌다.
실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는 162만1154건으로 2020년(89만5011건) 대비 81.13% 증가했다. 처방액도 약 159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의학적인 이유 외에도 성장호르몬을 선택하는 데는 사회적인 인식, 미디어의 영향과 '아이 키는 부모를 따라간다'는 통설이 작용한다. 비교적 키가 작은 부모가 아이도 작을 것 같아 '또래만큼' 크길 바라는 마음에 주사를 맞히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D, 칼슘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먹이고 관련 시장이 호황을 이루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한국인의 평균 키는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20~69세 평균 키는 1979년 남성이 166.1㎝, 여성은 154.3㎝였는데, 2021년에는 각각 172.5㎝, 159.6㎝로 급격히 올랐다. 한국인의 유전자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왜 요즘 아이들은 키가 더 클까.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를 거쳐 지난 3월 서울 강남에 닥터황성장의원을 개원한 황진순 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르몬 치료, 영양 등 소아 성장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황진순 원장은 30여년간 소아 성장 '한 우물'을 파며 SCIE 국제 학술지에 소아 내분비 관련 논문 100편 이상을 게재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13대, 14대 회장을 역임한 이 분야의 손꼽히는 권위자다.
황 원장은 "성장을 문제로 찾아오는 환아들을 진료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개원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성장 관련 질환은 진단·치료에 '골든타임'이 존재하고 이 시기를 놓치면 개선이 어렵다"며 적절한 치료를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키는 유전이라고 하는데 한국인의 키는 갈수록 커진다.
-아시아에서 우리나라 평균 키가 가장 크다. 내가 전공의 할 때만 해도 일본보다 작았다. 고기를 충분히 먹고 영양이 풍족해지면서 유전자만큼 자란 것이다. 부모는 충분히 못 먹어서 유전자보다 작았던 것일 수 있다. 다만, 무조건 영양을 채운다며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를 먹이다가는 자랄 수 있는데도 못 클 수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키 성장 영양제가 많은데 안 좋을 수도 있는 건가.
-혈액 검사 결과 칼슘이나 단백질 등 영양이 부족하게 나오고, 채우기가 힘들면 영양제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영양만 채우다간 성조숙증이나 비만이 오고 키가 덜 자랄 수 있다. 혈중 칼슘 수치가 높으면 성장판이 빨리 자라고 몸에 돌이 생기는데 요즘 이런 아이들이 꽤 많다. 요산 수치도 이상할 만큼 높은 아이들이 전보다 크게 늘었다. 영양제 섭취가 결정적인 게 아니다. 지금까지 임상시험을 거쳐 의학적으로 키 작은 아이에게 사용되는 제품은 성장호르몬이 유일하다.
▶성장 치료는 무엇을 보고 결정하나.
-성장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진찰, 구체적으로 성장판 판독이다. 성장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다. 또래보다 키가 작더라도 성장판이 남아있으면 기다리기만 해도 키가 자랄 수 있다. 반대로 또래보다 키가 큰데 성장판 나이가 더 많다면 성장이 빨리 멈출 수 있어 치료해야 한다.

▶성장판은 언제, 어떻게 검사하나.
-(언제) 일단 48개월이 넘어 한 번쯤은 체크해 보는 게 좋다. 키 성장은 때가 있는데 결정적인 시기(크리티컬 피리어드)는 초등학교 입학 전이다. 이때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6개월마다 보길 권한다. 성장기에는 한 번 정해진 키가 계속 가지 않는다. 예측 키가 변화하고 이에 맞춰 치료해야 한다. 특히 여아는 남아보다 사춘기가 2년 정도 빨리 와 치료할 수 있는 기간도 그만큼 짧아서 더 빨리 와야 한다.
-(어떻게) 성장판 촬영은 왼손 손목 위, 손바닥을 찍는다. 뼈를 연결하는 부위가 모두 성장판인데 손과 발에 특히 많다. 왼손은 덜 쓰고 변형이 작아서 여길 찍는다. 가슴이 나오거나 고환이 커지고 털이 나 성조숙증이 의심되는데 성장판은 덜 자란 경우가 있다. 7세 아이가 가슴이 나왔는데 성장판이 6.5세나 7세면 지켜본다. 8세면 치료를 시작하는 식이다.
▶전문성이 중요한가.
-제대로 파악하면 6개월 후 키도 예측할 수 있다. 경험이 중요한 부분이다. 30년간 하루 100~150명의 성장판을 봐왔지만, 아직도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소아내분과 전문의를 찾으면 상대적으로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홈페이지에서 전문의 인증 병원을 지역별로 검색할 수 있다.

▶또래보다 빨리 자라는 성조숙증은 왜 치료해야 하나.
-여자가 남자보다 작은 이유가 사춘기가 2년 더 빨리 끝나기 때문이다. 아이가 가장 빨리 크는 기간은 태어나서 2년 이내로 50㎝가 90㎝까지 큰다. 그다음이 사춘기인데 1년에 5~6㎝ 크는 시간이 여아가 남아보다 짧아서 10㎝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치료하면 안 할 때보다 2cm 정도 더 자란다. 3년 치료하면 최종 예상 키로 5~6㎝ 이득을 보게 된다.
▶성장호르몬 처방 증가는 어떻게 평가하나.
-성장호르몬 결핍, 터너증후군, 부당경량아 등에게는 꼭 필요한 치료다. 이런 경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키가 크고 작고는 개인마다 다르게 느끼는 부분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선택할 수 있지만 과잉 치료는 자제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다. 모든 진료에 '불필요한 검사와 하지 않아도 될 치료를 하지 말자'는 게 진료 철학이다.
▶성장호르몬 치료 과정에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드물게 혈당 상승이 나타난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과 반대로 혈당을 올리는 게 성장호르몬이기 때문이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다.
※황진순 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 학사 및 석, 박사/서울대병원 소아내분비 전임의/미국 시카고대학병원 소아내분비 연수/아주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아주대병원 의학유전학과 과장 및 소아청소년성장비만센터 센터장/대한소아내분비학회 13대, 14대 회장/미국내분비학회 초록심사위원/SCIE 국제학술지 소아내분비 논문 100편 이상 게재/닥터황 성장의원 원장(현재)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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