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이정현의 마지막을 지운 것, 오재현의 마지막 집념

손동환 2025. 10. 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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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현(185cm, G)의 수비가 이정현(187cm, G)의 마지막을 지워버렸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서울 SK는 자밀 워니(199cm, C)를 보유하고 있다. 확실한 1옵션이 있기에, SK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실제로, 워니는 2025~2026 2경기 평균 32.5점 15.5리바운드(공격 4.5) 5.0어시스트에 1.0개의 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SK 또한 개막 2경기 모두 이겼다.
하지만 ‘수비’ 역시 SK의 강점이다. 특히, 최원혁(182cm, G)과 오재현(185cm, G)으로 이뤄진 앞선 수비가 그렇다. 이들이 상대 볼 핸들러를 잘 압박했기에, 공격적인 볼 핸들러들(김낙현-이민서)이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또, 최원혁과 오재현의 수비 스타일이 다르다. 전희철 SK 감독도 “(최)원혁이와 (오)재현이 모두 수비를 특장점으로 삼는다. 다만, 원혁이는 매치업의 볼 없는 움직임을 잘 봉쇄하고, 원혁이는 볼 가진 선수들을 잘 막는다”라며 두 선수의 차이점을 밝혔다.
하지만 최원혁이 타박상 때문에 코트로 나서지 못한다. 오재현의 비중이 커졌다. 오재현의 부담이 커졌다. 소노는 이재도(180cm, G)와 이정현(187cm, G) 등 리그 정상급 볼 핸들러를 여럿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Part.1 : 미약한 시작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오재현은 점프볼 직후부터 이정현을 쫓아다녔다. 그렇지만 경기 시작 후 1분 동안 이정현을 막지 못했다. 이정현의 왼쪽 돌파를 놓쳤고, 이정현의 장거리 3점포를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재현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이정현에게 뚫렸음에도, 낮은 자세와 빠른 스텝으로 이정현을 끝까지 쫓아갔다. 그 후 이정현의 레이업을 손질했다. 그리고 이정현의 터치 아웃을 이끌었다.
하지만 SK는 7-14로 밀렸다. 전희철 SK 감독은 오재현을 벤치로 불렀다. 엔트리에 처음 포함된 김태훈(190cm, F)에게 중책을 맡겼다.
그러나 김태훈은 ‘경기 감각’과 ‘경기 체력’을 필요로 했다. 이정현의 전매특허인 왼쪽 돌파를 막지 못했다. 알면서도 제어하지 못했다.
이정현을 막지 못한 SK는 다른 곳에서도 흔들렸다. 케빈 켐바오(195cm, F)와 네이던 나이트(203cm, F)의 합작 플레이를 제어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SK는 15-27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좋지 않은 흐름, 그러나

SK가 2쿼터에 김낙현(184cm, G)과 안영준(195cm, F), 알빈 톨렌티노(195cm, F)를 같이 투입했다. ‘공격력’과 ‘높이’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안영준은 공수 겸장이다. 또, 스윙맨과 볼 핸들러를 동시에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안영준이 이정현에게 붙었다. 그러나 톨렌티노가 SK 수비에 적응하지 못했고, 그런 성향이 이정현에게 포착됐다. 안영준이 이정현을 끈질기게 막았음에도, 안영준은 이정현의 킥 아웃 패스까지 막지 못했다. 이로 인해, SK는 2쿼터 시작 3분 49초 만에 21-35로 밀렸다.
오재현이 다시 나왔다. 오재현은 강하게 수비했다. 그러나 SK의 팀 파울이 이미 쌓였다. 오재현의 압박이 이정현의 팀 파울 자유투로 연결됐다. 이정현의 슛 감을 살려줬다.
김낙현이 하프 코트 부근에서 소노 특유의 함정수비에 휩싸였다. 대릴 먼로(196cm, F)가 도와줬으나, 먼로도 불안정한 밸런스 속에 패스했다. 먼로의 패스가 박진철(200cm, C)에게 빼앗겼고, SK는 이정현에게 스텝 백 3점을 허용. 2쿼터 한때 29-45로 밀렸다.
오재현은 2쿼터 마지막 때 인상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박진철의 핸드-오프 플레이와 이정현의 볼 없는 움직임을 정확하게 저지한 것. 이로 인해, SK도 더 크게 밀리지 않았다. 36-49로 하프 타임을 맞았다.

# Part.3 : 여전한 격차

SK는 3쿼터 또한 ‘김낙현-안영준-톨렌티노’를 백 코트 조합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백 코트 자원들이 수비 부담을 덜었다. 소노가 이재도와 켐바오만 코트로 투입해서였다.
그러나 SK의 수비 집중력이 확 좋아졌다. 수비를 해낸 SK는 속공을 정확하게 했다. 3쿼터 시작 3분 56초 만에 44-53. 소노의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소진시켰다.
이정현이 이재도 대신 들어갔다. SK는 이정현에게 더 강하게 붙었다. 스크린을 활용하는 이정현이었지만, SK 수비수들은 이정현의 슛을 끝까지 틀어막았다. 그렇지만 3점을 허용. 허탈해졌다. 점수 또한 46-60으로 변모했다.
SK는 ‘바꿔막기’를 선택했다. 안영준과 오재현이 켐바오와 이정현을 바꿔막은 것. SK의 선택이 어느 정도 적중했고, SK는 이정현이나 켐바오에게 3점 기회를 주지 않았다. 54-69로 크게 밀렸으나, 역전 가능성이 그렇게 낮지는 않았다. SK는 화력전을 잘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 Part.4 : 한 끗 차이

SK는 수비부터 했다. 이정현과 켐바오, 나이트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주축 자원들의 득점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SK의 작전은 적중했다. 정희재(196cm, F)에게 슈팅 기회를 몰아줬고, 정희재의 3점 실패를 이끌어냈다. 작전을 실행한 SK는 4쿼터 시작 4분 14초 만에 65-71을 기록했다. 소노를 가시권에 뒀다.
오재현의 수비 에너지 레벨이 더 높아졌다. 이정현을 꽁꽁 묶었다. 무엇보다 한 발 더 빠른 스텝으로 이정현을 주춤하게 했다. 이정현을 멈칫하게 했기에, SK는 더 편하게 수비할 수 있었다. SK의 역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오재현도 이를 인지했다. 그래서 이정현과 더 강하게 몸싸움했다. 이정현을 더 지치게 했다. 이정현의 위력을 한껏 떨어뜨렸다. SK도 경기 종료 13.1초 전 78-80을 만들었다.
하지만 SK의 추격은 끝을 맺었다. 오재현의 마지막 수비도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로 변모했다. SK는 분명 강했지만, SK는 78-82로 패했다. 생각지 못했던 상대한테 첫 패배를 떠안았다. 그렇기 때문에, SK의 아쉬움은 더 컸다.
전희철 SK 감독도 경기 종료 후 “이정현의 체력이 떨어졌을 거다. 그것도 (이정현의 후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같다(웃음). (오)재현이를 포함한 선수들의 압박 의지가 컸다”라며 반등한 수비력만큼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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