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국민의힘 “어디로 가시나이까?” [2025 신뢰도 조사]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조기 대선과 이재명 정부 출범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 윤석열을 배출한 정당 국민의힘은 위기에 봉착했다. 대선주자로 나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41%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쇄신을 두고 지리멸렬을 거듭하면서 당 지지율은 한때 20%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8월26일 장동혁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가 닻을 올렸다. 전당대회 직전인 8월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차기 당대표로 김문수 전 장관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46%, 장동혁 의원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21%였음을 감안하면 ‘장동혁호’의 출범은 이례적인 결과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의 이번 전당대회는 극우 유튜버들의 목소리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됐다. 특히 공공연히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전한길씨를 두고 당대표 후보들이 ‘친길이냐, 반길이냐’로 갈라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대표 경선에서 전씨를 적극 비호하며 극우 유튜버들과 강성 지지층의 마음을 잡은 장동혁 의원이 승리했다. 당의 대선주자였으며 전씨에게 우호적이던 김 전 장관은 윤석열과의 단절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지만 탄핵에 찬성한 친한계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극우·강성 표심으로부터 외면받았다.
〈시사IN〉이 올해에도 정치권 주요 인물과 각 정당에 대한 신뢰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장동혁 대표의 신뢰도는 3.27점으로 ‘불신’ 구간에 머물렀다(0~4점은 불신, 5점은 보통, 6~10점은 신뢰). 주요 인물 가운데서는 이재명 대통령(5.54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4.56점),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3.33점)에 이어 장 대표는 4위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34.1%는 장 대표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불신 57.4%, 보통 18.9%, 신뢰 18.9%).

연령별로 보면 장동혁 대표는 최대 유권자 집단이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지지 기반인 40·50대에서 가장 큰 불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대표의 신뢰도는 40대에서 2.34점, 50대에서 2.45점이었다. 반면 18세~20대에서는 전체 평균(3.27점)을 웃도는 3.52점을 기록했다. 장 대표를 가장 신뢰하는 연령층은 70세 이상이었다(4.85점).
지지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장 대표의 신뢰도는 6.65점으로 신뢰 구간에 들어가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정청래 대표가 얻은 신뢰도(7.44점)와 조국혁신당 지지층 내에서 조국 비대위원장이 받은 신뢰도(7.45점)보다는 낮았다.

장동혁 대표는 ‘기타 정당 지지층’으로부터는 신뢰도 5.68점을 받았다. 조사 대상에 오른 주요 인물 가운데 이 집단에서 2점 이상의 신뢰도를 기록한 인물은 장 대표가 유일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지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 득표 결과 자료에 따르면, 원외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정당은 전광훈 목사가 만든 자유통일당(득표율 2.26%)이었다. 기타 정당 지지자로 집계된 응답자 사이에서 검찰개혁, 외교·통상, 노동 이슈, 언론 이슈 등 4개 사안에 관한 정부 대응 신뢰도는 0.78~1.13점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더 부정적인 수치다.
국민의힘이 마주한 가장 큰 과제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신뢰도는 2.96점을 기록했다. 4.93점인 더불어민주당, 3.03점인 조국혁신당에 밀렸다.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나타난 ‘국회 신뢰도’인 4.19점보다도 1.23점 낮다. 국민의힘은 모든 연령층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낮은 신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8~20대에서 더불어민주당 4.30점, 국민의힘 3.35점이었다. 장 대표가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던 연령층인 70세 이상에서조차 4.24점을 기록해 같은 층에서 4.38점을 기록한 더불어민주당에 밀렸다.
국민의힘이 현재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2026년 6월3일로 예정된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른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광역자치단체장 17석 중 12석, 기초자치단체장 226석 중 145석을 가져가면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올해 〈시사IN〉의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현재로선 2022년과 같은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6.0%는 더불어민주당을, 27.2%는 국민의힘을 꼽았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판세를 결정지을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에서 모두 약 20%포인트 차이로 더불어민주당에 밀렸다. 우세를 점한 영남 두 지역(TK와 PK)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는 한 자릿수였다. TK에서는 국민의힘 39.8%, 더불어민주당 32.6%를 기록했다. PK에서는 국민의힘 35.9%, 더불어민주당 33.5%였다. 신뢰도를 묻는 문항에서는 문제가 더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PK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4.04점을 받았다. TK에서는 국민의힘이 3.48점, 더불어민주당이 3.94점을 기록했다. 모두 ‘불신’ 구간에 있지만 ‘보수 텃밭’ 응답자들이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을 더 신뢰한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일부 지지층의 극우화 또는 전체 민심과의 괴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가장 신뢰하는 전직 대통령’을 묻는 문항에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다른 원내정당 지지자들 중 윤석열을 선택한 응답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중 7.6%는 ‘윤석열을 가장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국가기관으로 대통령실(5.24점)이, 가장 불신하는 국가기관으로 검찰(3.06점)이 꼽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는 달랐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기관은 검찰(4.27점)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가장 불신하는 국가기관은 3대 특검(1.72점)였고, 그 뒤는 대통령실(1.82점)과 부정선거 음모론의 표적이 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1.83점)였다.
이렇게 조사했다
조사 의뢰: 〈시사IN〉
조사 기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조사 일시: 2025년 9월14~16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조사 방법: 가구유선전화 RDD 및 휴대전화 RDD를 병행한 전화면접조사(CATI) - Dual Frame
응답률: 7.9%(무선 8.6%, 유선 5.1%)
가중치 산출 및 적용: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5년 8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표본 크기: 1012명
표본 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수혁 기자 stardust@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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