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칩 독립에도 태연한 엔비디아…삼성·SK는 웃는다

김현일 2025. 10.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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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 팟캐스트 BG2에 출연해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형 반도체(ASIC)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황 CEO는 ASIC이 자사 AI 가속기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S&P는 ASIC이 주로 AI 추론용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하기보다는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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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들 자체 AI 가속기 개발 몰두
젠슨 황 “우리 칩 대체 못할 것” 호언장담
AI 칩 경쟁에 삼성·SK의 HBM 판매 불티
HBM 성장세 최소 2027년까지 지속 전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인공지능(AI) 가속기 개발에 몰두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수요가 계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어떤 고객이 검증도 안 된 칩을 사려고 500억달러 어치를 주문하겠습니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 팟캐스트 BG2에 출연해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형 반도체(ASIC)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ASIC은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특정 기기를 위해 필요한 기능만 수행하도록 설계 및 제작된다.

애플이 아이폰에 들어가는 칩을 자체 설계하는 것처럼 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보다 싸고 전력 소모는 덜한 자체 ASIC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천하’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업계는 급부상하는 ASIC이 엔비디아의 전성기에 균열을 낼 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황 CEO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왼쪽부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타클래라의 엔비디아 사옥에서 양사의 협력 방향을 설명하는 모습. [엔비디아 제공]

황 CEO는 올해 들어 줄곧 ASIC을 겨냥해 냉소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5 행사에서도 ASIC에 대해 “우리 칩을 대체할 능력이 전혀 없다. 엔비디아가 더 나은 기술을 제공한다면 ASIC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처럼 엔비디아와 ‘반(反) 엔비디아 연합’ 간의 경쟁 구도는 삼성·SK에는 호재로 평가된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처럼 ASIC에도 빠른 연산을 돕기 위해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누가 승기를 잡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일 한국에 들어와 직접 삼성·SK그룹 총수를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 중인 올트먼 CEO는 향후 4년간 월 90만장의 HBM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삼성과 SK에 전하며 안정적인 공급을 요청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HBM 생산능력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올해 HBM 시장 규모가 340억달러(약 48조원)인 점을 고려할 때 삼성과 SK는 이번 오픈AI와의 초대형 파트너십으로 100조원이 넘는 신규 수요를 선점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AI 가속기 ‘마이아(Maia)100’. [MS 애저 홈페이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는 AI GPU 수요 증가와 함께 빅테크 기업들의 ASIC 활용도도 높아지면서 HBM 시장이 계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황 CEO는 ASIC이 자사 AI 가속기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S&P는 ASIC이 주로 AI 추론용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하기보다는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메타는 내년에 자사 AI 가속기인 4세대 ‘MTIA’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아(Maia)200’도 내년에 양산 시작이 점쳐진다. 구글의 7세대 ‘TPU’에는 12단 짜리 HBM4 6개가 탑재될 예정이다. 아마존의 ‘트레니움’ 3세대에는 12단 HBM3E 4개가 탑재된다.

반도체 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을 근거로 HBM 시장이 최소 2027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ASIC의 부상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주요 AI 기업들은 경량화 모델의 학습이나 추론 등 첨단 GPU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 ASIC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용자 및 트래픽 증가 속에 ASIC 시장에서도 점차 상위 버전의 HBM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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