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개편 논란 심화…"메신저에서 왜 숏폼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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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5년 만의 '대격변'이라 불릴만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순차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23일부터 적용된 이 변화는 카카오톡 출시 이후 15년 만의 가장 큰 변화로, 단순 메신저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주요 업데이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전화번호부식 친구 목록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으로 전환했다.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 배경 사진, 게시물이 격자형 피드로 표시되며, 게시물 사이사이에 광고가 삽입됐다. 둘째, '오픈채팅' 탭을 '지금' 탭으로 바꾸고 틱톡이나 유튜브 숏츠와 유사한 숏폼 콘텐츠를 추가했다. 셋째, 보낸 메시지를 15분 이내 수정·삭제할 수 있는 기능과 보이스톡 녹음 기능, 채팅방 폴더 정리 기능 등 편의 기능도 함께 도입했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대화와 관계, 일상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메시지 수정 기능 등 일부 편의 기능에는 호응하면서도, 피드형 친구탭과 숏폼 강제 적용에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카카오톡은 업무용으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직장 상사나 거래처 관계자 등 업무상 연락처로 추가된 사람들의 사적인 게시물이 자동으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자동차 가해자 사진을 내가 왜 봐야하느냐', '거래처 분이 내 프로필 사진에 하트를 눌러서 난처하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둘째, 메신저로 사용하던 앱이 강제로 SNS로 변모하면서 본연의 기능에서 멀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친구 목록을 없애고 피드형으로만 제공한 점, 숏폼을 끌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점 등이 비판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인스타그램처럼 바뀐 카카오톡을 두고 '쉰스타그램(쉰내 나는 인스타그램)'이라 비꼬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례적 평점 추락…1억 다운로드 앱이 1.0점은 전례 없어
이용자들의 분노는 앱스토어 평점으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10월 6일 오전 기준 카카오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평점 1.0점을 기록했다. 전체 약 318만 개의 리뷰 중 98%에 달하는 312만 명 이상이 최저 평점인 별 1개를 부여한 결과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2.2점으로 하락했다.

1억 회 이상 다운로드된 대중적 앱이 평점 1.0점까지 떨어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톡은 업데이트 이전 3.6점대를 유지했으나, 개편 발표 후 일주일여 만에 평점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특히 카카오가 9월 29일 친구탭을 첫 화면으로 복구하겠다는 개선 방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평점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점이 주목된다
대규모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구목록 복구가 4분기까지 지연되는 이유와 미성년자 숏폼 제한 절차의 복잡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9월 29일 이용자 반발을 의식해 친구탭의 친구목록을 첫 화면으로 복구하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 '소식' 메뉴로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용 시점을 4분기 내'로만 명시해 이용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이미 광고주들과 친구탭 피드 영역에 대한 광고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즉각적인 복구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편에서 카카오는 친구탭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으로 전환하면서 게시물 사이에 광고를 삽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4분기 내 개선 방안 적용은 광고와는 무관하며, 개발에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친구목록과 피드형을 모두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라며 "개편을 철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1년마다 가족관계증명서 제출은 과하다'…미성년자 보호조치 '실효성 논란'
이번 개편에서 더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미성년자의 숏폼 노출 문제다. 카카오톡이 '지금' 탭에 숏폼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그동안 자녀에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금지하고 카카오톡만 허용했던 학부모들이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박 아무개 씨는 "그동안 숏폼이 나오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은 제한하고 설치를 못하게 했는데 카톡은 학교 공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카톡을 깔아줬다. 그런데 갑자기 숏폼까지 노출되니 황당하다"며 "아이가 숙제 확인 때문에 카톡을 켰다가 숏폼을 보게 될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카카오는 9월 27일 숏폼 설정 화면에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 메뉴를 신설하고, 보호자가 자녀의 숏폼 접근과 댓글, 좋아요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카카오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신청이 가능했으나, 이를 앱 내에서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하지만 절차가 여전히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정대리인은 본인과 자녀의 휴대전화 인증을 거친 후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 조치는 1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앞서 박 씨는 "왜 민간 기업에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간단하게 온오프 기능만 추가하면 될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든 것은 사실상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카카오 측은 "미성년자 보호조치는 오픈채팅에 먼저 도입됐던 기능을 숏폼에도 확대 적용한 것"이라며 "추가적인 간소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나 시기는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교육 현장의 우려…"집중력 저하, 학습 방해 심각"
교육 현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A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숏폼에 익숙해져서 긴 영상이나 텍스트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학생들이 공부를 위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사용을 자제하지만, 카카오톡은 공적인 연락 수단이라 계속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 교사는 "학생들이 학급 공지사항이나 과제를 확인하러 카톡에 들어갔다가 자연스럽게 숏폼에 노출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성인인 나도 무심코 숏폼에 들어가면 계속 보게 되는데, 학생들은 더 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청소년의 과도한 숏폼 노출이 집중력 저하와 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는 강력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청소년의 평균 집중 지속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레이스토어 평점 2.4점…카카오, 마이너 업데이트로 '진화 대응'
이용자들의 불만은 앱 스토어 평점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의 평점은 2.4점까지 하락했으며, 최근 리뷰의 상당수가 별 1개짜리 혹평으로 채워지고 있다. 업데이트 전 3.6점이었던 평점이 일주일 만에 급락한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거의 쓰지 않았던 네이트온, 라인 신규 설치 건수도 폭증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일부 마이너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생일인 친구 목록을 상단에 배치해 게시물이 첫 화면에서 바로 보이지 않도록 조정했으며, 상태 메시지와 생일 알림의 크기도 줄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반응을 면밀히 듣고 있으며, 친구탭 개선 방안 외에도 여러 UX·UI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피드백을 적극 경청하고 반영해 더욱 편리한 카카오톡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0월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카카오톡 개편 논란에 대한 질문에 "오늘 안건이 아니면 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친구탭 복구 일정을 묻는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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