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메즈보단 낫지만…’ 톨렌티노 효과, 첫술에 배부르랴

서울 SK는 8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78-82로 패했다. 개막 2연승에 마침표를 찍은 SK는 원주 DB, 수원 KT, 안양 정관장과 공동 1위로 내려앉았다.
SK의 올 시즌 출발은 순조로웠다. 자밀 워니가 여전한 위력을 뽐낸 가운데 이적생 김낙현도 기대대로 외곽에 힘을 실어줬다. 오세근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아쉽지만, 안영준이 발목부상을 털고 1경기 만에 돌아온 것은 호재였다.
톨렌티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톨렌티노는 2경기 평균 24분 55초 동안 15점 3점슛 2개(성공률 50%) 1.5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화력만 본다면 1군에서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던 고메즈 델 리아노와 비할 수 없는 활약상이었다. 고메즈는 두 시즌 통틀어 48경기 평균 9분 11초를 소화하는 데에 그쳤다.
톨렌티노의 장점은 단연 공격력이다. 196cm의 신장을 앞세운 1대1 능력에 준수한 3점슛 능력을 겸비했다. 전희철 감독이 올 시즌에는 스페이싱을 활용해 팀의 약점인 3점슛을 보완할 것이라 공언한 데에는 분명 톨렌티노의 지분도 있었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안영준과 동시에 활용할 정도로 동선이 정리된다면, SK의 화력은 배가될 수 있다. 전희철 감독 역시 “(안)영준이와 톨렌티노가 함께 뛰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상대 입장에서도 막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두 가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동선, 그리고 톨렌티노의 수비력이다. 전희철 감독은 “당장은 동시에 기용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줄 수 없다. 호흡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아서 동선이 꼬인다. 톨렌티노의 수비력도 아직까진 아쉽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당분간 공격할 때 매치업을 잘 감안해서 써야 할 것 같다.” 전희철 감독의 말이다.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던 4쿼터 초반 속공 상황에서는 자밀 워니에게 패스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범해 소노에 속공 득점의 빌미도 제공했다. 맥이 풀린 전희철 감독이 코트를 외면한 순간이기도 했다. 또한 톨렌티노의 경기력에 대해 “중요한 순간 실책을 범했다. 그런 집중력의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때에 따라서는 성의 없어 보이기도 한다. 스타일이 그렇기에 안고 가야 한다”라며 냉정한 진단을 내린 이유였다.
10점 이상의 격차로 벌어진 상황이 많았던 만큼, 전희철 감독은 고육지책으로 안영준과 톨렌티노를 동시 기용하는 라인업을 종종 활용했다. 김낙현-안영준-톨렌티노-김형빈-워니를 앞세워 공간을 넓히려 했지만, 이 역시 톨렌티노와 안영준의 슛 컨디션이 동반으로 저하돼 큰 효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톨렌티노와 안영준의 야투율은 각각 29%, 11%에 불과했다.
전희철 감독은 “(최)원혁이가 없어서 둘이 들어가면 가드를 압박하는 부분이 약해진다. 공격적인 면에서도 톨렌티노의 슛 컨디션이 좋지 못해 동반 기용 효과를 못 봤다. 조합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른 팀을 상대로는 매치업 상성에서 괜찮을 것 같다. 단, 오늘(8일)은 보여준 게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SK는 단순히 고메즈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 톨렌티노를 영입한 게 아니다.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느낌표도, 물음표도 함께 지닌 톨렌티노가 팀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SK의 시즌 초중반 행보에 날개를 달아줄 수도, 질주를 더디게 할 수도 있는 x-factor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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