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맥주병? 맥줏잔?”…모두가 헷갈려 하는 사이시옷 없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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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맞춤법 중 하나인 '사이시옷'을 없애는 방안이 논의된다.
8일 매일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사이시옷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포함한 사이시옷 규정 개편 작업을 올해내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관용적으로 굳어진 표현은 유지하되, 새로 사전에 등재되는 어휘에는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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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합성어 받침에 ‘ㅅ’
뒤죽박죽 표기로 혼란 불러
![[사진 = 챗GPT]](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8/mk/20251008182402233hzok.png)
8일 매일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사이시옷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포함한 사이시옷 규정 개편 작업을 올해내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관용적으로 굳어진 표현은 유지하되, 새로 사전에 등재되는 어휘에는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은 내년까지 전문가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낼 방침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분 폐지 △완전 폐지 △복수 표기 인정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사이시옷은 순우리말과 한자어, 또는 순우리말끼리 결합한 합성어 사이에 받침 ‘ㅅ’을 넣는 맞춤법 규정이다. 햇볕, 촛불, 깻잎 등이 대표적 사례다.
사이시옷 규정은 2008년 한글맞춤법 개정으로 교과서 속 ‘최대값·대표값’이 ‘최댓값·대푯값’으로 바뀌면서 논란이 커졌다. 당시 학생과 교사들 사이에서는 “어색하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러한 지적 탓에 2019년 국립국어원은 사이시옷 활용 실태조사를 벌였지만, “최대 수조 원의 교체 비용이 들어 (개편하면)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이 6년 만의 재논의인 셈이다.
![국립국어원 [사진 =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8/mk/20251008182403520hqrg.jpg)
개정안은 교과서에 실리는 전문·학술용어를 무조건 맞춤법에 따라 바꾸지 않고, 교육부 장관이 교육 현장의 수요를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특정 교과서에만 사이시옷 표기가 다르게 적용되면 언어 사용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의가 재점화됐다.
전문가들은 사이시옷이 동일한 음운 환경에서도 표기의 일관성이 없어 혼란을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맥주병’과 ‘맥줏잔’, ‘기차간’과 ‘기찻길’이 대표적이다. 채완 동덕여대 교수는 논문에서 “글자는 고정되지만 발음은 영원불변하지 않다”며 “사이시옷 규정이 의미 전달은커녕 혼란만 키운다면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혼란을 우려한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최댓값·최대값’처럼 개인차가 큰 표현의 경우에는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이시옷 폐지 논의에 실질적으로 불을 붙인 ‘최댓값·최대값’의 경우 복수 표기를 허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복수 표기가 도입되면 출판·교육 현장에서 기준이 모호해져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뒤따른다.
외국인 학습자에게는 발음 문제까지 더해질 수 있다.
한국인들은 ‘잔치집’을 [잔칟찝]으로 발음하지만 외국인은 [잔치집]으로 발음하기 쉽다. 사이시옷 표기 방식이 달라지면 오히려 발음 차이가 도드라져 의사소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굳이 사이시옷 규정부터 손댈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한 교육학 전문가는 “표기법을 바꾸게 되면 대부분의 서적을 부분적으로든 전면적으로든 재인쇄해야 하고, 학교 교육 현장에도 혼란이 올 수 있다”며 “사이시옷 표기 문제 말고도 언어 변화에 의해 수정되어야 할 규정이 더 있는데, 이 규정만 폐지하는 것이 적절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일선 교사들도 걱정을 표한다. 지방의 한 초등학교 교사 김 모씨(29)는 “된소리 나는 곳에는 사이시옷이 있다는 공식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사이시옷이 없어지지 않는 게 더 편하다. 혼용 표기를 하게 되면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어원 측은 “사이시옷 규정이 개편되면 사회적 파장이 굉장히 클 것이란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교육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촘촘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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