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과의 전쟁서 실패한 미국…남 얘기가 아니다 [홍키자의 美쿡]
미국 뉴욕에서는 대마(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살 수 있습니다. 2021년부터 성인이면 누구나 3온스까지 소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뉴욕의 거리 곳곳에서 대마 냄새를 맡는 일이 흔합니다. 살면서 한 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기이한 역한 냄새가 나면 바로 대마 냄새입니다.
그런데 뉴욕의 합법 매장에서 1온스에 400달러를 받는 대마가, 바로 건너편의 길거리에서는 200달러에 팔립니다. 또, 바로 그 옆에서는 펜타닐 때문에 매일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연방정부에서 금지한 마약을 합법화할 수밖에 없었던 뉴욕의 속사정이 있었던 것일까요?

왜 합법 매장에서 세수가 걷히지 않는지를 보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합법 매장에서는 1온스에 세금 포함 300~400달러를 받는데, 길거리 딜러는 절반 가격인 150~200달러에 팔기 때문입니다. 뉴욕주는 최근 3개월 동안 1000개가 넘는 불법 매장을 단속하기도 했습니다.
합법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면허 발급이 너무 오래 걸리고, 학교나 교회 500미터 이내에는 매장을 열 수 없어요. 맨해튼에서 이같은 조건이라면 거의 모든 곳이 금지구역입니다.
미국 전체로 확장해보면 전체 50개 주 중 기호용 대마를 합법화한 주는 24개,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는 주는 38개에 달합니다. 2022년 메릴랜드와 미주리, 2023년 오하이오가 기호용 대마를 합법화하는 등 합법화 물결이 계속되고 있어요.
캘리포니아는 1996년 의료용 대마를 최초로 합법화했고, 2018년 기호용 대마까지 완전히 합법화했습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틸레이 같은 대마 관련주는 하루 만에 60% 폭등하기도 했죠.
현재 미국 연방 정부는 대마를 ‘매우 위험하고 중독성이 있으며 의학적 용도가 없는’ 1등급(스케줄1) 약물로 분류 관리하고 있죠. 2024년 마약단속국(DEA)이 대마를 3등급 약물로 완화하는 규칙을 제안했지만, 최종 통과되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전국 다수 주 정부에서 대마는 의료용을 넘어 기호용으로도 허가하고 있는 만큼, 연방정부의 대마 등급 재분류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는 약 8만7000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습니다. 하루 평균 238명이 죽는다는 계산이에요.
주범은 바로 펜타닐입니다. 2024년에만 펜타닐로 인한 사망자가 4만8422명입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50배 강력해 쌀알만 한 크기로도 치명적입니다. 그런데 제조비는 헤로인의 10분의 1밖에 안 됩니다.
2023년 뉴욕시에서는 3046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합니다. 3시간마다 한 명씩 죽는다는 계산입니다. 이 중 80%가 펜타닐과 관련된 사망이었습니다.

중국에서 들여온 전구체 화학물질을 멕시코 카르텔이 수입해서 정교한 실험실에서 만들어내는 게 바로 펜타닐입니다. 요즘 카르텔들은 화학자, 물류 전문가, IT 기술자까지 고용합니다. 아마존처럼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장을 세분화하고, 구글처럼 정교한 기술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그렇게 해야 미국 전역으로 밀반입할 수 있는 겁니다. 일종의 정교한 국제 공급망입니다.
많은 전문가는 “대마를 합법화하면 카르텔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카르텔들은 이미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훨씬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트럼프는 펜타닐을 미·중 갈등의 핵심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어요. 2025년 2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중국이 펜타닐 전구체 화학물질 수출을 막지 못했다”는 겁니다. 3월에는 관세를 10% 더해 20%로 인상했습니다.

그 후 2주 만에 또 다른 배를 격침해서 3명을 죽였고, 9월 한 달 동안만 총 3척의 배를 파괴했어요.
트럼프는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미국인을 죽일 수 있는 마약을 운반한다면 우리가 사냥할 것이다!”라고요.
하지만 미국은 지난 50년 넘게 ‘마약과의 전쟁’을 수행해왔습니다.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마약을 “공공의 적 1호”라고 선언한 지 벌써 5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무려 1조 달러(약 1400조 원)를 쏟아부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1980년에는 비폭력 마약 범죄로 5만 명이 감옥에 있었는데, 지금은 50만 명이 넘어요. 10배나 증가한 겁니다.
마약과 50여년 넘게 전쟁을 하고 있지만, 전쟁이 끝나는 것은 요원해보입니다.
2023년 한국의 마약사범은 역대 최초로 2만 명을 넘어 2만7611명에 이르렀어요. 2022년 1만8395명에서 1년 만에 무려 50% 증가한 겁니다. 2024년 3월까지만 해도 5040명이 검거돼서 전년 동기 대비 23.8%나 늘었어요.
우리나라는 이미 2015년에 ‘마약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마약 청정국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이 20명 이하일 때 붙여지는 명칭입니다.

2023년 20대 마약사범은 역대 처음으로 8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전체 마약사범 중 연령대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20대와 30대를 합치면 전체의 54.5%를 차지합니다.
암수율을 고려하면 실제 마약 사용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돼요. 암수율이란 실제로 발생했지만 발각되지 않은 범죄의 비율을 말합니다. 마약범죄학 전문가는 한국의 마약류 범죄 암수율을 28.57배로 추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도 이미 마약 전쟁의 한복판에 들어서 있습니다. 2025년 뉴욕 거리에서도, 서울 강남구에서도, 부산 해운대에서도, 대전과 대구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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