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탄 가자지구 구호선박, 이스라엘에 나포
시민단체 “즉각 석방·영사조력” 촉구
외교부 "이스라엘에 빠른 석방 요청"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박이 이스라엘군에 나포, 외교부가 당국과 신속 석방 논의에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민간 구호활동을 범죄로 취급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강정친구들, 개척자들 등 단체들은 8일 서울 종로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가자지구에서 약 220㎞ 떨어진 공해상에서 '가자로 향하는 천 개의 마들린 호' 소속 선박 11척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고 밝혔다. 이 선단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평화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 씨가 탑승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은 즉시 민간 선박 나포를 중단하고 구금된 활동가들을 석방하라"며 "한국 정부도 국제법 위반과 인권침해에 항의하고, 구금자에 대한 영사조력과 변호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구호선단은 30개국 150여 명이 참여한 국제 연대 항해로, 이스라엘의 해상 봉쇄를 뚫고 식량과 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출항했다. 김씨는 출항 전 조력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봉쇄를 깨부수는 것이 이번 항해의 목적"이라며 "세계 민중의 연대로 가자의 봉쇄를 끝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에도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참여한 또 다른 구호선단 '글로벌 수무드 함대'가 가자 인근 해역에서 나포돼, 470여 명이 구금됐다가 대부분 6일(현지시간) 추방됐다. 일부 활동가들은 구금 과정에서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 해역 접근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해상 봉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나포된 선박과 탑승자들은 이스라엘 항구로 이송돼 곧 추방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대안학교인 경남 산청간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에 재학 중이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계기로 평화운동에 참여했으며, 이후 '개척자들'의 '평화항해자' 프로그램을 통해 해양 평화운동가로 활동해왔다.
김씨가 탄 선박은 지난달 27일 오전 8시(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 항에서 출항했다. 가자지구 도착까지 약 열흘이 걸릴 예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