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도 규제 안으로…“제세부담금 한시적 50% 감면 검토”

김윤주 기자 2025. 10. 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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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한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에 설치된 자판기. 한겨레 자료사진

액상형 전자담배의 원료인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전체회의에서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1988년 담배사업법 제정 이후 37년 만에 담배의 정의가 바뀌게 된다. 합성니코틴을 쓴 액상형 전자담배는 그간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규정되지 않아 담배소비세 등 부과 대상이 아니었고, 온라인 판매 금지 등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청소년도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담배사업법이 개정되면 액상형 전자담배에 적용될 과세와 규제 등을 정리해봤다.

제세부담금 추가로 부과…“한시적으로 50% 감면 검토”

개정안이 통과되면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한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제세부담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제세부담금은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폐기물처리부담금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천연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1㎖당 약 1800원의 제세부담금이 부과된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합성니코틴에 제세부담금을 적용하면 연간 약 9300억원 규모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분석했다. 세금이 즉시 부과될 경우, 30㎖ 액상 제품 가격이 현재 2만원에서 7만원 수준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정부는 제세부담금을 한시적으로 50%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당장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위는 합성니코틴 제조·유통 관련 영세 사업자들의 초기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정부가 제세부담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라는 부대의견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기재부는 50% 정도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자판기·온라인 판매 금지…소매점 거리 제한은 2년 유예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그간 온라인 판매 금지, 광고 제한 등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청소년이 온라인이나 무인자판기 등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청소년 흡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 담배와 동일하게 규제받기 때문에 온라인이나 무인자판기 등을 통한 판매가 금지되고, 지정된 담배소매점에서 대면으로 판매하게 된다. 영업소 내부 광고만 허용되고, 흡연은 건강에 해롭다는 내용의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전용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담배소매점 간 거리 제한 규정 적용을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미 영업 중인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전용 점포가 담배소매점 간 일정 간격을 두도록 하는 거리 제한 규정에 따라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지 못해 당장 폐업할 우려가 있어서다. 유예 기간에 거리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소매인 지정을 받은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전용 점포는 일반 담배(연초) 등은 판매할 수 없다. 기재위는 담배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면서 합성니코틴 제조·유통 관련 영세 사업자의 업종 전환이 필요한 경우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라는 부대의견도 개정안에 담았다.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은 유사니코틴(메틸니코틴 등) 액상형 전자담배 등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기존에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던 사업자들이 개정안 시행 이후 세금을 내고 규제를 받으면서 계속 판매하기보다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유사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등을 판매할 우려가 크다”며 “이미 해당 제품을 ‘무 니코틴’이라고 광고하며 판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유사니코틴 등 새로운 형태의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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