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기야!"…풍력 틀어막았는데 미국 전기료 뛴다 [이·세·기]

이영민 기자 2025. 10. 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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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기후 정책을 확대하면서 전기세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그의 공약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펜실베이니아대학 클라인먼 에너지 정책 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존 퀴글리는 "트럼프 감세안이 태양광·풍력·배터리 프로젝트 건설을 지연시켜 미국의 전기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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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번 주 '세'계 '기'후 소식을 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탄광 노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석탄 산업을 활성화하는 행정명령 서명식서 "아름답고 깨끗한 석탄을 포함한 저렴한 미국 에너지 활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기후 정책을 확대하면서 전기세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그의 공약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이그재미너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서 올해 8월 전기 요금은 지난해 동기보다 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2.9%)의 2배가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12~18개월 내 전기세를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노후 석탄 발전소를 가동하고 석유·가스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전기 요금을 낮추고자 했다.

하지만 취임 9개월이 지났는데도 전기세는 오히려 급등하고 있다. 트럼프 환경보호청(EPA) 인수위원 출신이자 에너지·환경법률연구소의 스티브 밀로이 선임연구원은 "전기세가 내려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희망컨대 상승세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기세 상승 원인으로 재생에너지를 지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풍력과 태양광이 "세기의 사기"라며 바이든 전 행정부의 화석연료 축소 정책을 비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가 최근 전기세 가격 급등과 거의 관련이 없다고 지적한다. 가격 급등 요인으로는 △송전 인프라 노후화로 교체·유지보수 비용 증가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기후변화로 심화한 산불 등 빈번한 기후 재난 등이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기후 정책으로 전기 요금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싱크탱크 에너지 이노베이션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영향으로 도매 전력 가격이 2030년까지 25%, 2035년까지 74%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OBBBA에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부분 폐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지불하는 전기 요금은 향후 10년 동안 9~18% 늘어날 전망이다. 프린스턴대학교 정책평가도구(REPEAT)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가구당 에너지 비용이 2030년까지 연간 165달러(7.5%) 늘고, 2035년까지는 280달러(13%)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스탠퍼드대학의 제임스 스위니 명예교수는 "풍력과 태양광이 최근 몇 년간 주요 신규 전력원이었고, 연방 보조금을 받았을 때 전통 에너지원보다 저렴한 전력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클라인먼 에너지 정책 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존 퀴글리는 "트럼프 감세안이 태양광·풍력·배터리 프로젝트 건설을 지연시켜 미국의 전기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기후 정책은 그가 원하는 에너지 패권마저 약화하고 있다. 윌리엄 베커 대통령기후행동프로젝트 전무이사는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원하지만 미국의 미래를 잘못된 자원에 걸었고, 세계 청정에너지 시장을 중국에 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청정에너지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인 2조200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화석 연료 투자 규모의 거의 2배에 달한다.

퀴글리는 "청정에너지의 미래를 다른 나라에 양보하는 것 외에도, 우리는 화석 연료의 어리석은 사용으로 돈 이상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바로 우리의 건강과 안전"이라며 "우리 아이들은 이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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