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인플루언서 아니고 사장입니다”…VC들이 ‘콕’ 찍은 곳은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5. 10. 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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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이끄는 ‘비플랜트’
알토스 70억 투자로 화제
기업가정신 갖춘 창업자들
팬덤 기반 브랜드 확장에
VC 투자로 제도권 편입도
1조 가치로 매각된 사례도
유명 모델 헤일리 비버의 뷰티 브랜드 ‘로드’가 올해 5월 미국 화장품기업 엘프뷰티에 10억달러에 매각돼 화제가 됐다. 사진은 로드의 홈페이지 이미지 <로드>
최근 아나운서 출신 인플루언서 김소영 비플랜트 대표가 70억원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됐다. 게다가 이 통큰 투자를 한 주체는 미국계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다. 이미 쿠팡과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 스타트업을 투자해 수익을 낸 곳이어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알토스는 올해 초엔 헤어디자이너 출신 이성규 대표가 만든 커뮤니티 ‘헤메코랩’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헤메코에도 50억원을 쏜 바 있다. 헤어·메이크업·코디네이터에서 따온 이름처럼 메이크업 등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와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가 기존에 공동구매나 셀럽 굿즈 판매를 넘어서면서 VC 같은 모험자본과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 대상이 되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분위기다.

김소영 대표는 책발전소라는 독립서점부터 시작해 인스타그램 폴로워 25만명 넘게 보유한 북 큐레이터 겸 인스타그램 콘텐츠 제작자로 자리 잡았다. 개인 브랜딩을 토대로 감성 큐레이션 셀렉트숍 ‘브론테샵, 스킨케어 브랜드 커브드(Kurved), 웰니스 건강식품 브랜드 세렌(Serene)을 잇따라 선보여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소영 대표의 팬덤은 ‘취향 공유’라는 브랜드 철학에 강한 결속력을 형성하며 확장하고 있다.

김소영 비플랜트 대표
비플랜트의 자체 웰니스 브랜드 ‘세렌’과 스킨케어 ‘커브드’ 이미지 <사진제공=알토스벤처스>
특히 개인사를 공유하는 인스타그램이나 숏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당당하게 유통 채널로 거듭나는 대전환기를 맞아 유명한 개인(셀럽)이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 대표 인플루언서로 꼽히는 카일리 제너의 카일리 코스메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롭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D2C(Direct-to-Consumer) 모델을 대중화하고 이후 글로벌 유통사와 협업해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타임딜’ 형식의 공동구매로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시작됐다. 특히 인플루언서 브랜드는 기존 커머스 플랫폼의 의존도가 낮고, 유통 채널 자율권이 높다는 점에서 이익률이 높고 보다 유연한 시장 확장이 가능하다.

인플루언서는 이제 콘텐츠 생산자이자 브랜드 창업자로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본격 편입되고 있다. 팬덤 기반 리텐션(재방문율 높은) 커머스가 강화되고 SNS 중심 유통 혁신 덕분에 투자 가치도 재평가받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 인플루언서 창업자들은 단순히 유명세를 활용하기보다는 장기적 신뢰와 팬덤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좋은 삶’에 대한 감수성이나 투명한 경영, 팬들과의 상호작용을 무기로 진성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인정하는 게 기준이 되며, 브랜드의 창업자 서사와 일관된 미학이 중요한 브랜드 자산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토스벤처스 관계자는 “과거에는 인플루언서 브랜드는 수익의 일회성, 비정형적인 운영, 창업자의 리스크 등으로 인해 정량적 기업가치 산정이 매우 어려운 영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VC들이 본격적으로 투자하며 준거가 형성되고 있는 데다가 실적 기반의 사업 전개, 플랫폼 확장을 기반으로 가치 평가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5월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아내이자 모델인 헤일리 비버가 본인의 뷰티 브랜드 로드(Rhode)를 출시 3년 만에 10만달러(1조4000억원) 몸값을 받고 미국 상장 화장품 기업 엘프뷰티(Elf Beauty)에 매각해 화제를 모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3CE 화장품 등으로 유명한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가 로레알에 브랜드 가치를 6000억원(100%)이나 인정받아 팔았고, 인플루언서 출신 이유빈 대표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 ‘티르티르’도 창업 5년 만에 890억원(지분 63%)에 매각했다. 유명한 뷰티 인플루언서 이사배가 출시한 메이크업 브랜드 투슬래시포(Two Slash Four)도 지난해 프리 시리즈A단계 투자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아모레퍼시픽그룹, TBT파트너스 등이 참여해 주목받았다.

아울러 구다이글로벌처럼 ‘티르티르’같은 중소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사들여 폭풍 성장하는 성공 모델이 등장한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변화로 꼽힌다.

라이브쇼핑 플랫폼 CJ온스타일도 유망 헬스앤뷰티(H&B) 브랜드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CJ온큐베이팅’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는 ‘셀럽·인플루언서 전형’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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