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30년, 의정부 미래 30년] 교육도시 의정부, ‘선택과 기회’ 새 판 짠다

의정부시 교육이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지역 간 교육격차라는 삼중고 속에서 '교육도시 의정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는 '선택권의 한계'다. 의정부 학생들은 여전히 대학입시 중심의 획일적 교육 구조에 갇혀 있으며, 다양한 진로와 적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역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 의정부교육의 현주소는 분명하다. 새로운 교육 비전 없이는 '의정부 미래 30년'도 담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는 교육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시가 제시한 핵심 해법은 ▶학교 선택권 확대 ▶학교 다양성 확대 ▶진로중심 역량강화 ▶교육인프라 기반 확충 등 4개 대주제와 9개 세부과제로 요약된다. 이는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지역발전 전략의 근간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편집자주
교육 선택권 확대, 맞춤형 시대 개막

이에 시는 의정부고와 의정부여고를 '자율형 공립고(자공고)'로 전환해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경기북과학고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해 우수 학생의 유출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의정부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 상당수가 고등학교 진학 단계에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지역 내 선택권 확대는 곧 인재 유출 방지와 직결된다.
의정부형 특성화고도 육성한다. 시는 '스포츠 비즈니스고' 설립을 추진 중이다. 스포츠 산업은 의정부가 가진 도시브랜드와 연계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글로벌 교육 인프라 구축도 핵심 과제다. 시는 최근 미국 스탠톤 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스탠톤대 의정부 캠퍼스 설립이 추진되면, 지역 학생들은 해외 대학과의 교류 및 공동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진로역량 강화로 지역 산업과 연결
시는 진로 중심 역량 강화를 위해 협약형 특성화고를 도입, 지역 산업과 학교 교육을 직접적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성화고는 단순히 특정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라, 미래 산업 현장과 맞닿아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스포츠 산업, 문화·관광 분야, IT 융합산업 등 의정부가 강점을 가진 영역과 결합해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통학버스 확대, 용현고 설립으로 인프라 보강
교육 복지와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겨냥한 정책도 눈에 띈다. 학생들의 통학 부담을 줄이는 통학버스 확대와, 인구 증가에 따른 용현고등학교 설립이 그것이다.
의정부 통학버스는 지난해 8월 첫 운행 이후 하루 평균 이용자가 두 배 가까이 늘며 수요가 확인됐다. 시는 노선을 효율화하면서도 정류소를 늘리고, 하루 2회 운행과 수소 버스 도입으로 편의성과 안전성을 강화했다. 카카오와 협업한 실시간 위치정보 서비스까지 적용되며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장거리 통학으로 학업과 사교육 참여가 어려웠다는 학생들의 고충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정부교육, 미래 30년 초석
지방자치 30년, 의정부는 이제 또 다른 30년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은 그 출발점이다. 학교 선택권을 넓히고, 국제적 기준의 교육과정을 도입하며, 지역 산업과 연결된 특성화 교육을 통해 의정부는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 나아가 글로벌 연계 교육을 통해 세계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면, 의정부는 더 이상 수도권의 변방이 아닌, 교육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창학·박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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