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1억5000만원, 이러니 다들 빅펌 가려…20년차 판사 연봉과 맞먹는다

이혜수 기자, 정진솔 기자, 오석진 기자 2025. 10. 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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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 로펌의 승승장구, 떨어지는 공직 선호도 등 법조계 변화에 로스쿨도 바뀌고 있다.

사법고시 시절에는 사법연수원 성적이 우수한 인재들이 대부분 판사를 지망했지만 이제 상위권 로스쿨생들은 대체로 빅펌(대형 로펌)으로 향한다.

전남대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C씨는 "인설대형 로스쿨 학생 중 공직에 특별한 뜻이 있지 않으면 빅펌을 가는 추세"라며 "지방거점국립대 로스쿨 등 빅펌에 취직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곳이 판사나 검사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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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지각변동…지금 우리 학교는] ②
[편집자주] 검찰청 폐지, 로펌의 승승장구, 떨어지는 공직 선호도 등 법조계 변화에 로스쿨도 바뀌고 있다. 미래의 법조인들인 로스쿨 학생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들어본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사진=뉴시스

"요즘 법원의 경쟁 상대는 빅펌이죠."

판사가 되겠다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 적어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 사이에서 판사가 우리 사회의 최고 '엘리트'로 인식되는 시대는 지났다. 사법고시 시절에는 사법연수원 성적이 우수한 인재들이 대부분 판사를 지망했지만 이제 상위권 로스쿨생들은 대체로 빅펌(대형 로펌)으로 향한다. 법관들 사이에선 '법원의 경쟁상대는 빅펌'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 머니투데이가 만난 로스쿨생들 대부분은 졸업 후 가장 가고 싶은 곳이 빅펌이라 입을 모았다. 연봉, 근무 환경 등 여러 측면에서 판사보다 빅펌 변호사가 더 매력적이란 이유다. 고려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A씨는 "최근 로스쿨 학생들은 빅펌에 대한 선호가 가장 높다"며 "높은 임금, 빠른 채용으로 진로가 이른 시기에 확정될 수 있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입 연봉 차이가 적지 않다. 20년차 판사 보수가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합쳐 연봉 1억5000만원 수준인데 일부 빅펌 신입 변호사들이 그에 상응하는 연봉을 받고 있다. 로스쿨 학비 등을 고려하면 법관이 되는 것보다 빅펌 변호사가 되는 것이 더 빨리 '본전'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서울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로스쿨생들의 빅펌 쏠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연세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B씨는 "빅펌과의 급여 차는 물론이고 공직은 순환 근무로 인해 원하는 지역에 거주하기 힘든 점 등 때문에 빅펌을 희망한다"고 했다.

로스쿨 중 이른바 '인설대형'(서울 소재 대형 로스쿨)에 속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로스쿨 학생의 경우는 더더욱 판사, 검사보다는 빅펌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남대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C씨는 "인설대형 로스쿨 학생 중 공직에 특별한 뜻이 있지 않으면 빅펌을 가는 추세"라며 "지방거점국립대 로스쿨 등 빅펌에 취직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곳이 판사나 검사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상위권 로스쿨생들이 법원이 아닌 빅펌을 선택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법원의 고민은 깊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SKY 출신의 신임 판사들이 2014년 80% 이상이었던 반면 2023년 60%대까지 하락했다.

판사가 되기 위해 경력을 쌓던 재판연구원(로클럭) 자리도 이젠 빅펌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 변했다. 수도권 소재의 한 부장판사 D씨는 "빅펌에 가고 싶은데 학벌이 최상위권이 아닌 경우 재판연구원 경력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재판연구원 경력이 일종의 사다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현재 판사가 되기 위해선 로스쿨을 수료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5년 이상의 법조(변호사, 검사, 재판연구원 등) 경력을 갖춰야 한다. 판사를 지망하는 사람들은 법조 경력 5년 중 통상 3년은 재판연구원을 경험하고 판사로 임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재판연구원을 하고도 법원이 아닌 빅펌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수도권 소재 부장판사 E씨는 "빅펌에 바로 합격하지 못하면 재판연구원을 하면서 일도 배우고 실력도 쌓으면서 다시 로펌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우수한 법관으로 키우기 위해 교육한 재판연구원들이 빅펌으로 빠지면서 법원 입장에서 손해인 상황이 이어지는 셈이다.

부장판사 E씨는 "최우수 인재를 법원에 못 데려오는 아쉬움이 있다"며 "수치로 산출하긴 어렵겠지만 과거에 다 판사가 됐을 인재들이 로펌으로 간다"고 했다. 다만 "여전히 뛰어난 인재들이 법관을 지원하기 때문에 하향 평준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혜수 기자 esc@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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